영국 정부가 내놓은 기업세 완화 혜택에 전세계 다국적 기업이 런던으로 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각) 적어도 20여개 다국적 기업이 내년까지 영국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영국에는 마케팅과 영업, 배급, 조달 관련 2000개의 새로운 정규직 일자리와 수억파운드 규모의 세수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런던으로 근거지를 옮긴 기업들도 있다. 보험사인 아이온과 랭카셔홀딩스를 비롯해 건설사 엔스코, 로완, 제조업체 델파이 등은 영국으로 글로벌 본사를 이전했다. 지난 8월 세계 최대 광고사 WPP도 아일랜드에서 런던으로 본사를 옮기겠다고 밝혔고, 원유 시추사 시드릴도 노르웨이에 있던 본사를 런던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이 기업들의 새로운 파라다이스로 주목받는 것은 재무부가 추진 중인 기업 세금 완화책 덕분이다. 특히 프랑스 등 주변국의 세금 정책이 기업 활동에 제약을 두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데 반해 영국은 정반대되는 정책으로 기업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영국 재무부는 법인세 감면 혜택 확대와 특허세 감면, 해외 수익과 세금 공제에 대한 규제를 고치는 등 기업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의 영국행으로 영국 정부는 해외 투자금 감소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의 일자리와 프로젝트 규모는 해외 투자금 유입 감소 탓에 전년보다 7% 감소한 바 있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의 존 딕슨 조세부문 대표는 "영국의 세금 정책은 다국적 기업들이 선호하던 스위스와 싱가포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영국 정부는 세금 개혁으로 잃는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아시아와 유럽 기업들도 최근 영국을 주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딕슨 대표는 "본사 이전을 발표한 회사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영국은 해외 투자금 유입 감소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