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성폭력 범죄의 DNA 분석 결과를 늦어도 5일 안에 수사 당국에 통보한다. 국과수는 성폭력 범죄만을 대상으로 한 '신속 분석' 과정을 신설해 2∼3일 내 완료를 원칙으로 하고, 한 사건에 증거물 수십∼수백 개가 동시에 들어오더라도 5일 안에는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7일 밝혔다.

지금까지 성폭력 사건의 DNA 분석에는 통상 15일 안팎이 걸렸다. 사건이 '긴급'으로 접수되면 2∼3일 안에 결과가 통보됐지만, 긴급으로 접수되는 사건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렇다 보니 올해 9월까지 국과수에 접수된 DNA 분석 총 7597건 중 22%(1696건)를 차지하는 성폭력 사건 대부분이 단순 절도 사건 등과 함께 접수된 순서대로 분석에 들어갔다.

성폭력 범죄의 DNA 분석에 드는 시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방침은 성범죄 수사에서 DNA 분석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려,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폭행 사건 당시 채취한 DNA 분석이 늦어져 30대 주부 살해를 막지 못한 서진환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국과수는 DNA 분석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한 유전자감식센터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의뢰받은 증거물의 DNA 시료 채취를 평일에 매일 할 수 있도록 팀제를 개편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관행적으로 1주일에 한 번만 시료 채취를 해 왔다. 시료 채취를 매일 하면, 성폭력 등 중요 사건의 분석을 즉시 진행할 수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DNA 분석의 즉시성이 중요해졌지만, 유전자감식센터 운영은 예전 방식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비효율적인 부분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팀제 개편에는 정보 및 검색 분야에 있던 인원 20여명을 인력이 부족한 분석 분야에 포함하는 내용도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현행법상 당장 인원을 보강해도 1년 동안은 연구 보조만 하도록 되어 있다"며 "신속한 결과 분석을 위해 현재 인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비도 확충된다. 국과수는 유전자감식센터에 예산을 지원하는 경찰청과는 이미 장비 확충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행정적 업무 부담을 줄이고, DNA 분석의 접수부터 결과 통보까지 필요했던 행정 절차도 최소화한다.

국과수는 이러한 작업을 토대로 성폭력 이외의 모든 사건에 대해서도 DNA 분석 결과를 10일 이내에 통보할 수 있도록 이달 말까지 시스템 정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