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가스 누출 사고가 정부의 잘못된 대처로 더 큰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시민환경연구소(이하 연구소)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미 불산 가스 누출 사고를 정부가 하는 대로 두어서는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 발생 후 대응 단계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직후 사고를 접수한 구미소방서는 안전보호장구와 불산을 중화시킬 수 있는 석회 없이 현장에 출동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불산을 초기에 중화시키지 못했고, 소방관들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 농사일하던 주민들까지 불산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행 유해화학물관리법에 사고 발생 시 응급조치 요령, 대피 요령 등을 알리도록 돼 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민들은 불산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듣지 못한 상태에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사고 발생 이튿날 대피시켰던 주민을 귀가시킨 결정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불산이 대기뿐 아니라 토양과 물 등에 얼마나 확산했는지 측정하거나 주민 건강에 대해 역학조사도 하지 않고 서둘러 귀가조처를 해 주민들에게는 2차 노출의 위험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으로 삼은 불산 농도(30PPM)에 대해서도 연구소 관계자는 "30PPM은 30분 이내에 도망쳐야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치"라며 "온종일 같은 지역에서 생활해야 하는 주민들에겐 맞지 않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시민환경연구소 김 부소장은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주민의 출입을 통제하고 그 지역 내에 있는 농축산물에 대한 이동을 제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