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국세청 직원들이 인터넷 교육업체 대표 A씨가 사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법인세 1억5000만원을 체납한 채 버티던 그의 집 거실엔 유명 미술품이 버젓이 걸려 있었다. 국내 유명 화가인 이우환씨의 '조응'이란 작품으로 시가가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직원들이 그림에 압류 딱지를 붙이려 하자 A씨는 세금을 내겠다고 약속했고 며칠 후 체납액 전액을 현찰로 냈다.
국세청은 지난 9월 한 달 동안 A씨처럼 5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체납한 사람 중 고가(高價) 미술품과 악기, 골동품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된 30명의 집과 사무실을 뒤져 이 중 10여명에게서 23점을 압류했다고 4일 밝혔다.
나머지 체납자들은 이미 미술품이나 골동품 등을 팔아버린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처분한 자금을 추적 중이라고 국세청은 밝혔다. 30명의 체납세액은 총 88억원에 달하고, 경매가나 시가가 확인된 압류 미술품 등의 가격은 총 3억5000만원이다.
소아과 의사인 B씨는 종합소득세 5000만원을 체납하고 세금 낼 돈이 없다고 버텨왔지만, 국세청은 그가 부인 명의로 조선백자 등 7억원 상당의 골동품과 미술품을 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그의 집을 찾아가 조선 말기 천재 화가인 오원 장승업의 시가 7000만원 상당의 그림을 발견해 압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