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주·사회정책부

"독일은 학교 밖 아이들을 돌봐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문제인데, 우리는 너무 없어서 문제입니다."

학교를 다니다 중퇴한 '학교 밖 청소년'을 연구하는 국책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의 말이다. 독일은 학생이 학교를 그만두면 이 아이를 돌봐주는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 어른이 여러 명 붙는다고 한다. 이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직업교육 등 프로그램도 촘촘하다. 이렇게 하니 중퇴 학생들이 '패자 부활'의 기회를 갖고 범죄의 길에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이 얼마나 되고 뭘 하고 있을까. 먼저 교육과학기술부에 질문을 했다. 교과부 담당 과장은 "학교를 중퇴한 학생이 지난해 6만3501명"이라면서도 "거기에는 외국에 유학을 가거나 대안학교에 간 아이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어느 시설에도 속하지 않고 돌봄을 못 받는 아이들이 몇 명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일단 학생이 학교를 떠나면 이후 행적(行跡)은 교과부가 관리하지 않는다는 대답이었다.

청소년 업무를 담당하는 여성가족부 과장은 학교 밖 청소년 숫자를 약 20만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그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행적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학교 밖 청소년을 연구하는 한 연구원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연구원이 개별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과 연락을 취해달라"고 했더니 대개는 "아이들에게 연락해도 전화를 안 받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부 전문계고는 "올해 그만둔 학생이 100명인데, 어떻게 다 연락하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 연구원은 "결국 학교를 떠난 아이들은 보호관찰소 같은 교정 시설에서만 파악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달러 국가가 됐는데도 학교 밖 아이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너무 취약하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아이 중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다시 학교, 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는 아이가 많을 것이다. 국가와 우리 사회 공동체가 이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지난달 28일 수업 중인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야전삽을 휘두른 고교 중퇴생 김모(18)군의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