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올해 최고의 '핫 매치(hot match)'가 벌어진다.

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라이벌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격돌한다. 수원과 서울의 경기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강호 간의 대결인 데다 수만 관중의 열띤 응원전까지 펼쳐져 '수퍼 매치'라고 불린다.

이번 경기에선 수원과 서울 모두 자존심 싸움을 넘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선두 서울(승점 73)은 2위 전북(승점 68)을 따돌리고 리그 우승에 가까이 가려면 승점 3점을 획득해야 한다. 리그 4위 수원(승점 56)은 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려면 승리가 필요하다.

양팀은 수원―서울전을 위해 추석 연휴 내내 훈련장에서 땀을 흘렸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서울전 승리로 지난달 26일 전북과의 경기(1대3 패)에 진 후유증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현재 5연승을 달리면서 팀 분위기가 좋다. 여세를 몰아 '수원 징크스'에서도 벗어나겠다"고 했다. 올 시즌 FA컵 경기를 포함한 앞선 세 차례 대결에선 수원이 전승을 거뒀다.

진짜 '몬테네그로 특급'

승부의 향방은 두 팀의 공격을 책임진 몬테네그로 출신 외국인 공격수의 발끝에 달렸다. 서울의 데얀(31)과 수원의 라돈치치(29)는 '몬테네그로 특급'의 명예를 걸고 골 사냥에 나선다.

(왼쪽)서울 대얀, 수원 라돈치치.

두 시즌 연속 리그 득점왕을 노리는 데얀은 그동안 수원과의 경기에서 부진했다. 지난 2008년 서울로 이적한 후 15경기(FA컵·리그컵 포함)에서 세 골에 그쳤다. 통산 K리그 191경기에서 116골을 넣은 데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그러면서 서울(6패)은 최근 2년간 수원에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데얀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이번 수원전은 우리가 챔피언이 되는 데 중요한 경기인 만큼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했다.

반면 라돈치치는 서울과의 경기에 유독 강했다. 올해 수원 유니폼을 입은 뒤 세 번의 서울전에서 맹활약하면서 팀의 3전 전승을 이끌었다. 지난 8월 18일 경기에선 두 골을 혼자 터트리곤 "내가 수퍼매치의 왕"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라돈치치는 "최근 무릎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이제 완전히 회복했다"며 "지난번(8월 18일)과 같이 서울에 패배를 안겨주겠다"고 했다.

북벌 vs. 승리 버스

두 팀의 경기가 열릴 때면 치열한 장외 대결도 함께 벌어졌다. 경기장은 늘 수원과 서울을 응원하러 온 팬들로 가득 찼다. K리그 최다 관중 경기 20위 내에 8경기가 '수원―서울전'이다. 각 구단 간의 신경전도 만만찮다.

수원은 이번 경기에서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북벌(北伐) 완장'을 직접 차게 한다. '북벌'이란 말은 수원보다 북쪽에 있는 라이벌 서울을 정벌하자는 의미로 지난해 8월 처음 응원 문구로 등장했다. 작년 10월 경기에선 당시 수원 주장이었던 염기훈(현 경찰청)이 주장 완장에 한자로 '북벌'을 새겨넣고 그라운드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안방 같은 응원 열기를 재현하겠다는 의지다. 원정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에 응원 가는 팬들을 위해 서울시청과 강남역,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승리 버스'를 운행한다. 지난 4월에 처음 시도해 2000명의 팬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