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역사를 바꿀 두 외국인 선수가 있다.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FC서울의 '승리 방정식'으로 통하는 데얀(31·몬테네그로)과 몰리나(32·콜롬비아)다.

올 시즌 25골을 넣은 데얀은 지난 2003년 김도훈(현 성남 코치)이 세운 시즌 최다 골 기록(28골) 경신을 노린다. 데얀은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33라운드 MVP로 선정됐다. 몰리나는 현재 15도움을 올려 지난해 이동국(전북)이 기록한 시즌 최다 도움(15도움)과 동률을 이루고 있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강력한 파괴력으로 '데몰리션(demolition) 콤비'라고 불리는 두 선수를 21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났다. 데얀과 몰리나는 "올해는 부상도 없고, 완벽한(perfect)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프로축구 K리그 최강의 콤비로 꼽히는 FC 서울의 데얀(오른쪽)과 몰리나가 28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올해 벌써 42골을 합작한 두 사람은 서울의 1위 질주를 이끄는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데얀과 몰리나는 내달 3일 라이벌인 수원과 벌일 ‘수퍼 매치’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첫눈에 반한 사이

데얀과 몰리나는 첫눈에 반한 사이다. 출신지가 다르고 평소 행동에서도 같은 구석이 없었지만 상대를 최고 기량의 가진 선수라고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수가 적고 진지한 표정의 몰리나와는 달리 데얀은 기분 좋으면 라커룸에서 막춤을 추고, 동료의 신발을 감추기도 하는 '장난꾸러기'다.

몰리나는 "2009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다들 '데얀, 데얀' 그러더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다 왔다는 헛소문까지 들었다. 처음 훈련을 같이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잘하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데얀은 "몰리나는 내가 제일 가고 싶었던 세르비아의 명문 레드스타 베오그라드(현 크르베나 즈베츠다)에서 뛰어서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몰리나가 팀에 합류하자마자 제일 먼저 '밥 같이 먹자'고 다가갔다"고 했다.

달라서 더 통하는 콤비

처음엔 둘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크지 않았다. 성남의 2010 AFC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몰리나는 작년 시즌 개막 후 17경기에서 2골 3도움에 그쳤고, 데얀도 골 가뭄에 시달렸다. 팀은 연패를 거듭하면서 리그 13위까지 떨어졌다.

부진의 늪에서 빠져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데얀과 몰리나는 20골을 합작하면서 서울을 정규 리그 3위에 올려놨다. 올해는 둘이서 벌써 42골을 만들어냈다. 6위 부산(31골)과 9위 인천(32골) 등 웬만한 중위권 팀의 전체 득점보다 많을 정도다.

짧은 시간 안에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반대인 둘의 성격이었다. 몰리나는 "데얀은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는 재주가 있다. 풀이 죽어 있는 내게 언제나 '힘내라'면서 북돋워줬다. 경기가 잘 안 풀리면 화를 내는 열정적인 면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데얀은 "몰리나는 힘들어도 언제나 훈련에 열심이다.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옆에서 보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수원전? '챔피언'으로 가는 길목일 뿐"

서울은 다음 달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올 시즌 네 번째 '수퍼 매치'를 갖는다. 서울은 라이벌 수원과의 맞대결에서 세 번 모두 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데얀과 몰리나가 수원과의 세 경기에서 침묵했던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특히 데얀은 지난 2008년 서울로 온 뒤 치른 11번의 수원전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데얀은 "사실 우리가 리그 1위라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서울은 K리그 챔피언에 가장 가까이 있는 팀이다. 수원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 없다.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한 경기일 뿐"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몰리나는 "성남에 있으면서 클럽월드컵에도 나가보고,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경험했다. 그런데 K리그 우승은 한 번도 못 해봤다"며 "우승하려면 강팀끼리 맞붙는 스플릿 라운드에서 승점 3점을 따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