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위에서 펼쳐지는 미국과 유럽의 '별들의 전쟁'이 막을 올린다.
미국과 유럽의 대륙 간 골프 대항전인 2012 라이더컵(Ryder Cup)이 28일(한국 시각) 오후 개막한다. 1927년 시작한 이 대회는 2년 주기로 미국과 유럽이 번갈아 가며 개최한다. 올해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메디나 CC 코스 3(파72·7658야드)에서 사흘간 열린다.
올해로 39회째를 맞은 라이더컵은 우승 상금이 없는 대회 로 유명하다. 24일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가 우승 보너스 1000만달러(약 112억원)가 걸린 '돈 잔치'라면, 라이더컵은 말 그대로 대륙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자존심 대결'이다.
역대 전적에선 미국이 유럽에 25승2무11패로 크게 앞선다. 그러나 최근 5차례 대결에서 유럽이 4승1패로 미국을 압도하며 '골프 본고장'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팬들의 경쟁의식도 치열하다. 라이더컵 대회 때는 다른 골프 대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갤러리의 함성과 야유가 쏟아진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양팀 선수 24명의 면면은 화려하다.〈표 참조〉 지난 대회 우승팀 유럽은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필두로 루크 도널드(3위), 리 웨스트우드(4위), 저스틴 로즈(5위·이상 잉글랜드) 등 세계 최상위권 랭커들이 포진했다. 유럽 연합팀은 각자의 캐디백에 지난해 숨진 '라이더컵의 영웅'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의 모습을 본뜬 로고를 새겨넣으며 승리를 다짐했다. 미국은 재기에 성공한 타이거 우즈(2위)와 올해 메이저 대회 챔피언 버바 왓슨(7위·마스터스 우승), 웹 심슨(8위·US 오픈 우승) 등이 유럽 격파 선봉에 선다.
라이더컵은 독특한 경기 방식으로 진행한다. 대회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오전에는 '포섬'(Foursomes) 4경기, 오후에는 '포볼(Fourballs)' 4경기를 치른다. 둘 다 2인 1조라는 점은 같으나, 포섬은 2명이 공 한 개를 번갈아 가며 치고, 포볼은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를 한 다음 좋은 성적을 팀 스코어로 삼는다는 점이 다르다. 마지막 셋째 날은 양팀 선수 12명이 일대일로 맞붙는 '싱글 매치'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대 관심사는 '신구(新舊) 골프 황제'로 꼽히는 매킬로이(23)와 우즈(37)가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칠지다. 2010년 대회 때 매킬로이가 라이더컵에 처음 출전하면서 맞대결이 기대됐으나 성사되진 않았다. 올해 PGA 투어에서 두 사람은 매킬로이가 4승, 우즈가 3승을 거두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라이더컵 최종 라운드에서 둘이 맞붙으면 어마어마한 흥행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지에선 양팀 단장들이 비밀리에 우즈와 매킬로이의 대결에 합의했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단장들은 이를 부인했다. 라이더컵에선 양팀이 라인업을 따로 제출하기 때문에 서로 사전에 모의하지 않으면 맞대결 성사가 어렵다. 미국팀 단장인 데이비드 러브 3세는 27일 "그런 식으로 매치를 조작하고 싶지 않다"며 "그것은 대회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럽팀 단장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도 "일요일(대회 셋째 날) 일은 그날이 돼 봐야 안다"라면서 "모든 사람이 둘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내겐 라이더컵 우승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