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가위에 찾아오는 것은 보름달과 송편만이 아니다. 놓치기에 아까운 많은 연극과 뮤지컬이 할인으로 무장하고 관객을 기다린다. 평소 표값 때문에 지갑 여는 손을 떨리게 했던 대극장 뮤지컬도 최대 반값까지 호탕하게 깎아준다. 재미와 지갑, 둘 다 지킬 수 있는 공연을 취향별로 소개한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1 나도 대극장 뮤지컬 한 번

관객 23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뮤지컬 역사를 새로 쓴 뮤지컬 '위키드'가 폐막(10월 7일)을 앞두고 29일~10월 3일 공연은 전석 15%(3인 패키지)~20%(4인 패키지) 할인한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1577-3363. '위키드'와 같은 날 막을 내리는 '시카고'는 28일~10월 3일 좌석별로 20~30% 깎아준다.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1544-1555.

찰스 디킨스의 명작을 무대로 옮긴 국내 초연작 '두 도시 이야기'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녀의 남편 대신 단두대에 오르는 한 남자의 순정한 사랑을 보여준다. 뮤지컬 스타 류정한의 열연이 돋보인다. 1막이 다소 길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은 주인공이 죽음을 마주하며 별을 향해 나아가는 마지막 장면이 기다림을 보상해준다. 29일까지 VIP석과 R석에 한해 40% 할인(선착순 100명)한다. 중구 충무아트홀, 1577-3363.

어지러운 세상에 꿈 하나 움켜쥐고 돌격하는 돈키호테의 '맨 오브 라만차'는 '이룰 수 없는 꿈' 한 곡만 들어도 뿌듯하다. 29일~10월 1일 공연은 30% 할인. 13세 이상 관람가. 잠실 샤롯데씨어터, 1588-5212.

2 오랜만에 연극 봐야지

지나치게 어렵지 않으면서 울림과 여운을 던지는 '아워타운'(연출 한태숙)은 세계 어느 나라에선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된다는 손톤 와일더의 작품. 빛을 통해 어둠을, 어둠을 통해 빛을 기다리게 하는 한태숙의 인장(印章)이 뚜렷하다. 찬란한 빛 뒤에 어둠이 더욱 강조되는 연극적 파장은 강렬한 명암 대비로 인생의 비의(秘意)를 드러낸 렘브란트의 붓질을 보는 듯 하다. 30일과 10월 1일 공연은 R석(5만원)과 S석(3만5000원)에 한해 2장을 사면 1장을 무료로 준다. 과일 세트와 가방도 추첨해서 준다. 중구 명동예술극장, 1644-2003.

살아 있는 한 사랑도 함께한다는 생의 진실을 일깨우는 '동행'(연출 임영웅)은 애틋한 노년의 사랑이 관객을 울린다.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권성덕씨와 이현순씨가 열연한다. 홍대 산울림소극장, 일반 3만원, 학생 2만원. 50~65세 부부는 25%, 3인 이상 가족은 35% 할인된다. (02)334-5915.

연극 '동행'

3 대학로 소극장이 재밌다던데

대학로에 갔다면 '식구'와 '왕세자'를 찾아보자. 소극장 뮤지컬의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주는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연출 오미영)는 실컷 웃다 저도 모르게 울고 나온다. 두 할머니와 닭, 개, 고양이가 피보다 진한 정을 나누는 식구가 되는 사연이 유머를 양념 삼아 따뜻한 가정식 백반처럼 차려진다. 주말 3만원·평일 2만5000원이지만, 추석을 맞아 10월 3일까지 전석 1만8000원이다. 명절에 귀향하지 못한 관객(주민등록상 거주지가 서울이나 경인 지역이 아닌 관객)은 1만5000원. (02)2278-5741.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연출 서재형)은 왕세자를 찾는 추리극으로 생각하기 쉽다. 왕세자는 끝까지 안 나온다. 궁중 나인이 된 여인을 따라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고 입궐한 내시의 시린 사랑이 뼈대. 연극적 밀도와 연출이 여느 뮤지컬과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R석 6만원, S석 4만원인 것을 29일~10월 2일 공연에 한해 50%(1인 4매까지)에 볼 수 있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577-3363.

개그 공연 '드립걸즈'

4 아무 부담 없이 즐기고파

고민 없이 웃고 싶다면 개그 공연 '드립걸즈'가 적당하다. 안영미, 강유미, 정경미, 김경아가 몸을 사리지 않는 개그를 발산한다. 관객 참여 순서에 호응이 뜨겁다. 15세 이상 관람가. R석 5만원, S석 4만원이지만, 29일~10월 1일 공연은 전석 3만원.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 1588-0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