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내리막 추세를 보이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24일 역사 인식과 관련된 사과 기자회견 이후 바닥을 치는 듯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층과 '박근혜 마니아'층이 회견을 계기로 버팀목 역할에 나선 것 같다"고 봤다.

3자선 37%, 양자선 40%가 바닥?

매일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아산정책연구원·리서치앤리서치가 사과 회견이 있던 지난 24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48.6%, 박 후보는 40.6%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전날과 비교해 1.3%포인트가 하락했지만 5.5%포인트 하락한 직전 주말보다는 낙폭(落幅)이 줄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 조사에선 전날보다 0.1%포인트 오른 45.2%를 기록, 문 후보(42.8%)를 앞섰다. 박 후보는 3자 대결 조사에서도 23일에 이어 24일에도 37.0%를 기록했다. 안 후보 29.6%, 문 후보는 20.0%였다. 정례 조사를 하고 있는 다른 조사 회사들도 "최종 정리를 해봐야겠지만 중간 집계 결과로는 박 후보의 하락세가 멈추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급락'하던 박 후보 지지율이 '급정거'한 것은 '과거사 사과 회견 효과'와 함께 탄탄한 고정 지지층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은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정치 지형은 보수 40%, 진보 40%, 중도 20%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박 후보의 고정 지지층 40%는 쉽게 무너지기 힘들다"며 "특히 박 후보와 새누리당을 동시에 지지하는 25%와 박 후보만 지지하는 10% 등 35%는 매우 견고하다"고 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영남·TK(대구·경북), 50세 이상 고령층 등의 고정층 비율을 감안할 때 지금 지지율은 박 후보의 최저치 수준에 가깝다"며 "어제 회견이 즉각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나긴 쉽지 않겠지만 하락을 멈추는 역할은 할 것"이라고 했다.

추석 이후 여론조사가 바로미터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는지 여부가 최종적으로 가려지는 시점은 추석 직후가 될 것"이라며 "전국적인 이동이 이뤄지고 가족·친구 간에 자연스러운 의견 교환이 이뤄진 뒤에 나타나는 민심이기 때문에 여기서 어떤 추세를 보이는지가 향후 상당 기간 지지율의 토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회견으로 인해 추석 때 박 후보 지지층이 야권 지지층에게 할 말이 생긴 셈"이라며 "상승세 반전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추석을 전후해서 일어날 수 있었던) 지지율 하락세를 방어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