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위상이 최근 아시아권 금융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위안화가 조속한 시일 내에 기축통화 위치로까지 올라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축통화로 발돋움하는 데 필수조건인 환율 자유화와 금융시장 완전 개방에 중국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계속 추진하면서 자국 금융시장의 개방 폭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이런 기회를 한국 기업들에 유리하도록 이용하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24일 조선비즈와 자본시장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중국경제포럼에서 "위안화 금융시장의 외연이 확대되고 중국 자본시장이 개방되고 있는 상황은 우리 기업과 금융회사들에게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 기업과 중국 사이의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을 장려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이미 한국과 중국 간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2010년 3억3000만달러에서 2년 만인 지난해에 3배 가까운 9억5000만달러로 늘었다. 정부는 한·중 통화스와프 자금을 중국과의 무역거래에 활용해 위안화 무역결제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한국에 역외(域外) 위안화 금융 허브를 유치하는 방안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위안화 허브 유치가 한국 경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위안화 금융허브 유치가 한국 정부의 의지만 가지고 이뤄질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에 필요한 위안화 금융상품 거래 확대, 위안화 청산은행 지정 등과 같은 인프라 구축은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가능한 일인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아세안+3(한·중·일) 협력기구 등 역내 다자간 관계 틀 속에서 중국 정부와 금융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자 협의 속에서 스킨십을 늘리다 보면 위안화 허브 유치를 논의할 만큼 협력 관계가 무르익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 차관보는 "역내 금융 시장 및 산업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중국 등과 함께 채권시장 관련 금융협력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