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루브르 박물관의 명물이 된 유리 피라미드는 1989년 건립 당시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었다. 유리로 된 현대식 구조물이 과연 전통 건축 양식의 박물관과 어울리느냐는 것이었다. 앞으로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 방문객은 또 하나의 도발적 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오는 22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지난 18일 언론에 공개된 루브르 박물관의 이슬람 갤러리는 거대한 금빛 물결을 닮았다. 2050㎡의 넓이의 바닥에 유리벽을 세우고, 150t 무게의 굴곡진 지붕을 그 위에 얹었다. 지붕은 삼각형의 금빛 패널을 촘촘히 이어 붙여 만들었다. 이 갤러리의 공식 명칭은 '이슬람'이지만, 독특한 외형 때문에 벌써 '잠자리 날개' '빛나는 장막' '날아다니는 양탄자' 등의 별명으로 불린다. 어느 대도시의 한복판에 있어도 시선을 끌 만큼 현대적 스타일의 건축물이 한때 왕궁으로 쓰였던 루브르 박물관에 세워진 것이다.

이번에도 찬반 논란이 빚어졌다. 반대하는 쪽은 고딕·바로크 양식이 어우러진 루브르 박물관의 외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유리 피라미드는 그나마 피라미드라는 고대 유적을 소재로 삼았지만, 이슬람 갤러리는 그런 역사적 뿌리조차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슬람 갤러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에펠탑이나 개선문도 건립 초기에는 외관 때문에 수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파리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됐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이슬람 갤러리. 22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18일 공개된 이 갤러리의 지붕이 거대한 금빛 물결을 닮아 개관 전에 이미‘잠자리 날개’‘빛나는 장막’등의 별명을 얻었다.

이슬람 갤러리의 설계는 세계적 건축가인 이탈리아의 마리오 벨리니와 프랑스의 루디 리치오티가 맡았다. 루디 리치오티는 서울 한강의 선유교도 설계했다.

이슬람 갤러리를 짓는 데 꼬박 6년이 걸렸다. 투입된 자금도 1억유로(1500억원)에 달한다. 건립 비용 마련에 프랑스 정부뿐 아니라 사우디 아라비아와 오만, 모로코, 쿠웨이트 등 이슬람권 국가들도 동참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사재 1700만유로(250억원)를 내놓았다.

루브르 박물관장인 앙리 루아레트는 "이슬람과 서양 미술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슬람 문화의 찬란한 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