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명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우리에게는 100년간 쓸 수 있는 천연가스가 있다." "셰일가스를 핵심적인 미래 에너지산업으로 육성해 2020년까지 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연초에 한 연설의 일부다. 그는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셰일가스를 선택했다. 석탄에 의한 발전을 40%에서 32%로 낮추고 가스에 의한 발전을 24%에서 32%로 높이는 획기적인 주(主) 에너지원의 전환 조치를 취한 후 미국의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 조짐이 철강산업과 화학산업 등에서 포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주 에너지원의 전환은 산업혁명을 촉발했다. 석탄에 의한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차의 개발로 철도·철광업·증기선과 같은 직선형 산업을 발달시켰다. 석유에 의한 2차 산업혁명은 자동차·중화학·도로건설 산업 등과 연계된 대규모 건설산업 등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1·2차 산업혁명은 기후변화 문제를 야기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과 보급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이루어져 왔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리프킨 박사는 다가오는 3차 산업혁명의 에너지 시스템은 1·2차 산업혁명의 중앙집중형 에너지 시스템과 달리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산형 에너지원과 정보통신산업이 융합된 형태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지나친 정부 주도, 시장 경쟁력 이상의 보조금 제도와 유럽의 금융 위기, 탄소 시장의 침체로 그 추진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북미를 중심으로 한 셰일가스의 대규모 발견과 자원화는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전통 에너지의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셰일가스는 석유나 석탄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각각 30%, 50% 정도 적은 비교적 청정에너지이다. 또 석탄·석유 등은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중앙집중식 체제인 반면, 천연가스는 사용의 유연성과 수송의 효율성이 높은 분산 그리드형 에너지원이다.

북미에서 시작된 셰일가스 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파급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의 국제 교역량이 현재 30%에서 2020년 50% 정도까지 늘어나야 한다. 우리나라는 1·2차 산업혁명 당시 단순히 이를 수용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셰일가스에 의한 3차 산업혁명은 작지만 그 중심부에서 일정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우수한 가스 배관망과 통신기반시설을 융합한 분산형 소규모(10만kW)의 천연가스 발전과 생산자·소비자가 자유롭게 거래하는 다방향 분산 그리드형 운영체계의 개발은 3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에너지 시스템의 표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소형 가스발전의 핵심 부품인 가스 터빈 설계·제작과 같은 관련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조속히 달성하고, 신규 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 확대된 가스 시장의 수송 능력을 담당할 LNG선 건조와 같은 조선산업, 배관에 필요한 철강재산업, LNG기지 플랜트산업, 천연가스를 원료로 한 초정밀 화학산업,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산업 등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

다가오는 3차 산업혁명은 준비하고 수용하는 자세에 따라 비약적 도약의 계기도 될 수 있고 추락의 위기도 될 수 있다. 그 갈림길에서 우리 산업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대변혁의 변곡점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