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의 해법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시행하기로 한 재정 위기국 국채 무제한 매입 조치와 관련한 중대한 걸림돌이 제거됐다.

12일(현지시각) 독일 헌법재판소(헌재)가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안정화기구(ESM)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서명을 유예해달라며 야당과 시민단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유럽안정화기구 법안의 본안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은 오는 12월 내려질 예정이지만, 독일 헌재가 이번 가처분 신청을 본안 소송에 준해 판결했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유럽안정화기구에 사실상 합헌 판결을 내렸다는 해석이다. 유럽안정화기구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갹출한 총 5000억 유로(725조원)의 자금으로 운용되는 구제금융기구이다.

만일 이번에 위헌 결정이 났다면 유럽안정화기구의 출범 자체가 무산돼 유럽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국제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독일 헌재는 또 유럽안정화기구와 함께 제기된 신(新)재정협약과 관련한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했다. 신재정협약은 유로존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3%로 맞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로존 재정 위기 해법의 또 다른 축으로 이번 판결로 이 협약의 실시를 막아온 걸림돌 역시 제거됐다.

다만 독일 헌재는 독일의 분담금의 한도를 1900억 유로(275조원)로 정하고, 증액이 필요할 경우 독일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