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문제로 결혼을 안 하거나 미루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벤처기업 직원 이모(32)씨는 "번듯한 전셋집도 없이 시작하고 싶지 않아 동갑내기 여자 친구와 3년째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 혼자 사는 임모(38·대기업 직원)씨는 "둘이 살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고, 빚 갚느라 다른 많은 것을 못하게 된다"며 "집 때문에 지금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본지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의뢰해 평균 초혼 연령보다 세 살 이상 많은 미혼 남녀 416명의 결혼관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이들처럼 집값 등 결혼 비용 때문에 결혼을 안 하거나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안하는 이유로 "집값 등 결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남성이 응답자의 82.1%에 달했다. 여성도 82.3%나 됐다.

이삼식 보사연 연구실장은 "정부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예비 신랑·신부도 불필요한 결혼 비용을 최대한 아끼고 '단칸방에서라도 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