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화재가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대티역 전동차에 대한 안전점검이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8일 부산교통공사는 화재 원인을 전동차 위에서 전기를 모아주는 기능을 하는 팬터그래프의 절연애자에 문제가 생겨 전기 스파크가 발생,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절연애자는 전동차 객차와 팬터그래프를 분리시켜 객차나 선로 등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아주는 부품이다. 이 절연애자의 전기를 차단시켜주는 기능이 떨어져 순간적으로 전기가 전동차 지붕 부근에 흐르는 과정에서 스파크가 발생해 불이 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절연애자를 포함한 팬터그래프에 대한 점검은 외주업체에 의뢰해 2년마다 한 번 점검을 하고 있을 뿐이다. 중간검수라고 하는 이 점검은 팬터그래프를 해체해 개별 부품을 일일이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4년에 한 번씩 하는 전반검수에서는 좀 더 세밀한 검사가 실시된다.

문제는 이런 정기 검수를 통해서도 절연애자 내부의 미세한 균열은 전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팬터그래프에서 분리한 애자를 물에 씻은 뒤 눈으로 외관상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번에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절연애자의 경우 사고 전동 차량이 운행을 시작한 1997년 이후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고, 지난해 1월 중간검수에서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점검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공사 측은 "화재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절연애자의 불량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 장비를 활용한 비파괴 검사 도입 등 강화된 점검 방식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국과수, 국토부 등과 함께 교통공사 측에 검수표, 안전교육일지 등 각종 자료를 요청해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또 교통공사 관계자 등을 불러 정비 소홀 등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교통공사 측이 추정하는 화재 발생 원인 외에 주전력선 고장 여부, 전동차 내부 전선의 문제 등 화재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