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도시 한 초등학교에 학부모가 들이닥쳤다. 학부모는 수업 중인 교실에 뛰어들어 자기 자식의 담임교사를 마구 때린 뒤, 말리러 뛰어온 선배 교사 A씨의 머리채를 잡았다. 옆반 교사들이 달려와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

이 사건이 벌어진 학교는 20~30평대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늘어선 서민 동네에 있다. 부자 동네는 아니지만, 주위에 유흥가나 우범지대가 없어 환경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교사를 폭행한 학부모도 직장인 남편을 둔 평범한 중산층 주부였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나도 대학 나와서 꿀릴 게 없는 사람인데, 교사들이 내 자식을 홀대해 화가 났다"고 했다. 이 학부모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벌금형을 받았다.

당시 머리채를 잡힌 A 교사는 "나도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너무 억울하고 치욕스러워 상당 기간 우울했다"면서 "그날 이후 교사가 천직이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정년까지 계속해야 하나' '좋은 게 좋으니까 대충 하자'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했다. A 교사는 "그 학부모는 자기 자식 하나 보고 행패를 부렸을 테지만, 그 광경을 지켜본 아이들이 학부모에게 맞은 교사들을 어떻게 대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학부모가 교사를 때리거나 막말을 퍼부으면 지금보다 1.5배 무거운 벌을 받게 된다고 교육과학기술부가 28일 밝혔다. 학부모로부터 교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다.

대책의 핵심은 지금까지는 교사를 폭행했을 때 징역 2년에 벌금 500만원 이하를 선고했지만 앞으로는 징역 5년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할 수 있게 법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막말과 폭력으로 교사의 심신에 상처를 입힌 상해죄 역시, 현행 형법(징역 7년에 벌금 500만원 이하)보다 무거운 벌(징역 10년에 벌금 1500만원 이하)을 주기로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자식이 부모를 때리면(존속 폭행) 일반인들끼리 주먹다짐했을 때보다 1.5배 무거운 벌을 주는 것처럼, 학부모가 교사를 괴롭혔을 때도 가중처벌하겠다는 조치"라면서 "학생·학부모가 교권침해로 징계받는 건수를 헤아려보니 2009년 1570건에서 2010년 2226건, 2011년 4801건으로 매년 급증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교과부는 올해 11~12월 법안을 국회에 발의하고,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늦어도 그 이듬해 1학기부터 새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