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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히로히토(裕仁)는 패전으로 신격(神格)을 부정하는 '인간 선언'을 했지만, 아키히토(明仁·79·사진)는 처음부터 '인간'으로 즉위한 첫 일왕이다. 아키히토는 어류학자로, 28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인들이 한국의 일왕 사죄 요구에 이성을 잃은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가 '평화의 상징' '한국을 배려하는 일왕'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한 요인이다. 그는 매년 8월 15일(종전기념일) 행사에 참여해 "평화를 기원한다"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그는 1990년 노태우 대통령 환영 만찬에서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길이 없다"며 사죄했는데, 아버지 히로히토의 "불행한 역사에 유감"이라는 표현보다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 "진정한 사과가 없다"고 비판하지만, 일본인들은 "도대체 사죄를 몇 번이나 하라는 것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그는 친한파라는 이미지도 갖고 있다. 2005년 사이판을 방문해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도 참배했다. 200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는 "선대에 간무일왕이 있는데 그 어머니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라는 기록이 있다. 한국과는 특별한 감정이 있다"는 말도 했다. 당시 발언으로 '일본에서 가장 출세한 자이니치(在日·재일교포) 일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