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3일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을 넘는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인적사항을 먼저 등록하게 한 정보통신망법 조항(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악성 댓글로 연예인과 고교생이 자살하면서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는 5년여 만에 폐지된다.

헌재의 이날 위헌 결정에 따라 인터넷에 난무하는 욕설과 비방(명예훼손)을 막을 다른 정책적 대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헌재는 송모씨 등 인터넷 이용자 3명 등이 지난 2010년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적 가치"라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공익(公益)의 효과가 명백해야 하는데 인터넷 실명제는 이를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인터넷에 불법적 정보를 게시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엔 인터넷 주소를 추적·확인해 가해자를 찾을 수 있고, 피해자는 사후 정보의 삭제나 손해배상·형사처벌로 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어 "인터넷 실명제를 통한 개인 정보의 공개는 사생활 침해나 개인의 자기정보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위축시키고 해당 인터넷 매체의 언론의 자유도 침해하고 있어서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형사처벌이나 손해배상 등으로 피해구제를 할 수 있다는 식의 헌재의 위헌 논리는, △인터넷 악성 글은 확산 속도가 빠르고 피해 범위가 광범위하며 △일단 피해를 입으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우선이라는 점 등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헌재는 이 대목과 관련해 "인터넷의 발달과 이용자 증가로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 반면 익명성 등을 이용한 역기능도 함께 증가한 것은 맞는다"고 전제하면서도, "미국·영국·독일 등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규제는 민간 주도의 자율 규제를 기초로 하면서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찬반토론]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