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올들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올들어 8개월간 중국 기업들이 사들인 미국 기업과 자산 인수 규모가 78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였던 2007년의 89억달러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남은 기간을 감안할 때 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5월 중국 대기업인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영화관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를 26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나, 올초 중국 대형 정유사인 시노펙이 미국 데번에너지가 진행 중이던 원유·가스 개발권을 24억달러에 사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국영 해양석유총공사(Cnooc)도 캐나다 넥센을 18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시노펙은 미국 가스생산업체인 체사픽을 수십억달러에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 갤러거 아시아지역 M&A 담당은 "점점 커지고 있는 중국이 더욱 부유해지고 세련돼지고 있는 만큼 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특히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M&A 거래에 대한 접근방식이 더욱 세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M&A 시장은 세계적으로 확산된 경기 침체 여파에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머저마켓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M&A 시장에서 거래 규모는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도 그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올해 상반기 거래 규모는 486억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줄었다.
잇따른 중국 기업들의 인수 시도를 껄끄러워하는 미국 반응도 한몫 했다. Cnooc는 지난 2005년 지금은 사라진 미국의 석유화학회사 유노컬을 인수하려다 에너지 안보 위험을 우려한 미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고, 지난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미국 벤처업체를 인수하려다 중국계 인수자를 반대하는 목소리에 결국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