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 속 녹아있는 신화를 담다

뉴욕에 헤르메스가 산다 한호림 글ㅣ웅진지식하우스

현대 사회에 여전히 살아 있는 신화를 사진·일러스트·이야기 등으로 보여주는 그리스·로마 신화 기행서. 디자이너인 저자는 발품을 팔아 서구 곳곳을 돌며 그리스·로마 신화의 흔적을 찾고, 그 결과를 사진으로 찍거나 그림으로 표현해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한다.

이 책은 그리스·로마 신화와 서구의 문화와 일상을 최대한 입체적으로 연결하고자 노력했다. 오이디푸스왕 관련 일화를 전할 땐 저자 특유의 입심을 발휘해 아는 것 많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서구 지역 여기저기에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는 스핑크스는 사진으로 보여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깊숙이 자리 잡은 신화의 현주소를 찬찬히 만끽할 수 있다.

왕년의 베스트셀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저자답게 틈틈이 관련 영어 표현을 담아낸 점도 눈에 띈다.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어 아무 장이나 펼쳐 읽으며 서양의 일상과 문화 속에 녹아든 그리스·로마 신화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신화와 삶, 신화와 문화 간 상관관계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그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지 따져보면서 읽으면 그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기행서와 인문서 성격을 고루 담아 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춘 '영리한 책'이다.

허무하게 소비되는 종이, 왜 아껴야 할까?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 맨디 하기스 글ㅣ상상의숲

영화 ‘아바타’(2009)를 본 사람이라면 극중 ‘판도라 행성의 숲’을 기억할 것이다. 거대한 나무로 뒤덮인 원시의 숲은 생명력이 넘쳤다. 밤마다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동식물의 빛은 신비하고 황홀한 풍경을 빚어냈다. 대지와 나무를 신성하게 여기고 동식물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나비족’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에너지 고갈 위기에 닥친 인간이 판도라 행성에서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일말의 죄의식도 없이 나비족의 생활 터전을 파괴하는 모습은 많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줬다.

원시림에 사는 원주민들은 지금 이 시각에도 돈 벌 욕심으로 숲을 훼손하는 기업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대인이 수천 년 된 나무를 베어내고 오래된 원시림을 훼손하는 건 우리가 아무렇잖게 쓰고 버리는 종이 한 장, 휴지 한 조각, 종이컵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 허무한 소비를 감당하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대체 불가능한 야생의 숲이 싹쓸이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종이의 존재감은 공기 못지않게 크고 중요하다. 흔히 종이를 ‘친환경적 소재’라고 여기지만 실은 그 반대다. 종이는 생산 과정에서 각종 화학 약품과 자원을 소비시킬 뿐 아니라 오염 물질도 엄청나게 배출한다. 종이 생산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숲 벌목은 지구 온난화 현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종이로…’엔 이 같은 종이 관련 진실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숲이 사라지면 그 안에서 공생하던 생명체도 소멸된다. 숲을 되살릴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출발은 재생 종이 사용 같은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다. 교실·가정·회사·기업 등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다. 종이는 잘 다루기만 하면 최대 9회까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숲과 숲 생태계는 종이를 재활용하는 만큼 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저자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 책 역시 재생 종이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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