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북한), 목욕탕, 그리고 '욘사마'(배우 배용준〈40〉의 일본어 애칭). 신하경(40) 숙명여대 일본학과 교수(학과장)은 '일본 속 한국의 이미지'를 이 세 단어로 요약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인은 우리나라를 '적국인 북한과 마주한 국가'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1990년대 들어 일부 일본 여성이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그들 사이에서 한창 유행했던 게 한국의 '때 미는 문화'였어요. 하지만 그 역시 어디까지나 일부에 한정되는 얘기였죠. 모든 상황은 2000년대 들어 KBS 드라마 '겨울연가'(2002) 방영 이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숙명여대 일본학과는 1998년부터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다. 1998년 10월엔 우리나라 정부가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선포하기도 했다. 타 대학 유사 학과로는 일어일문학과·일어일본학과 등이 있다. 신 교수는 "우리 학과의 경우, 일본의 경제·사회·문화·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가르치려는 학과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언어'와 '문학'을 의미하는 단어는 학과명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언어 공부를 소홀히한다는 뜻은 아니다. 강의의 절반가량은 일본어 수업이며, 이 과정을 제대로 이수만 해도 졸업 무렵엔 일본인과 무리 없이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된다.

오사카 코리아 타운을 방문한 숙명여대 일본학과 일본문화체험단.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학습도 병행한다. "매년 겨울방학 때 우리 학과 재학생 20명 내외가 일본 고베시에 있는 자매교 코난여대를 2주간 방문합니다. 이 기간 중 실제 일본인 가정에서 생활하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일본학 공부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실제로 공연예술 분야에 진출하려 했던 한 학생은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꿈이 한국어 강사로 바뀌었어요. 일본 내 한국어 강좌에 대한 수요를 몸소 체험한 덕분이죠."

아쉽게도 신 교수가 판단한 일본학과의 전망은 '노란불'이다. 일본의 위세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 "'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을 땐 일본학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국내 기업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상황이 달라졌죠. 물론 오랫동안 이어져 온 양국 간 관계를 생각하면 일본을 연구하는 학자의 수요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거예요."

현재 일본학과 졸업생의 진출 분야는 국내 금융기관 내 일본 관련 업무직, 국내 체류 일본 기업, 번역가, 일본어 교육 기관 등 다양하다. 그는 "문화예술 분야로 진출하는 졸업생은 오히려 한류 붐이 일며 늘어나는 추세"라며 "실제로 졸업생 중엔 드라마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에서 일본 관련 마케팅 업무를 맡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우리 학과 공부의 궁극적 목적은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학생이 좀 더 들어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인은 튀는 사람을 아주 싫어합니다. 우리나라에도 그와 비슷한 집단 문화가 있죠. 하지만 일본인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돌출 행동은 자신이 속한 집단 구성원 내로만 한정됩니다. 반면, TV에 동성연애자가 나와도 그건 개인이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이처럼 같은 듯 다른 일본을 살피다 보면 우리나라의 현주소가 좀 더 뚜렷하게 파악됩니다. 내가 발 딛고 사는 이 사회가 궁금한 학생이라면 일본학과 진학을 추천합니다."


일본학과 입학전형 (2013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우수자(10명), 자기주도학습우수자(5명), 지역핵심인재(5명), 학생부우수자(5명), 외국어우수자(4명), 자기추천자(3명), 학교장추천리더십(2명), 농어촌학생(2명)

-정시모집: 가군(3명), 나군(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