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 의장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거듭 강조한 가운데 그리스 구제금융 여부는 다음주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융커 의장은 1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정치적으로도 실현 불가능한데다 예측하지 못한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는 트로이카로 불리는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의 도움으로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구제금융 지급에 대한 조건으로 제시된 재정긴축안을 놓고, 그리스가 조건 완화를 요구하면서 독일 등 다른 국가들이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심할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공공연히 제기됐다.

융커 의장은 "만일 그리스가 재정긴축이나 경제구조 개혁 등 이행사항을 전면 거부할 경우 구제금융 논의가 미궁 속으로 빠질 수 있다"며 "그러나 그리스는 재정긴축 노력을 확대했고 목표 달성이 가능한 만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시나리오를 가정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스가 생존에 필수적인 구제금융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조만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융커 의장이 오는 22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만나는 데 이어 24일과 25일 사마라스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 재정긴축 조건 완화를 읍소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2014년을 목표로 한 115억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안을 대부분 확정했다. 고위 관료는 "115억유로 중 108억유로에 대한 긴축안은 확정했고, 나머지 7억유로는 20일 회의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긴축안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연금 축소로, 월 700유로 이상을 제외한 연금은 최대 35% 축소하기로 했다. 공기업 임금은 30~35% 삭감하고, 공무원은 3만4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긴축안 달성 기한을 2016년까지 2년 연장해달라는 그리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독일이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융커 의장도 "목표 달성 기한 연장이 절대적을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리스가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현지 TV에 출연해 "그리스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추가 지원은 배제하고 있다"며 "그리스를 도울 수 있다고 항상 말해왔지만 밑빠진 독에 무조건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출처는 밝히지 않은 채 "향후 2년간 그리스가 메워야 하는 재정적자는 115유로가 아니라 140억유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