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그놈이 없어서 살겠어. 세상이 조용해졌어."

17일 오후 동대문구 한 동네에서 만난 주민 A씨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A씨가 말한 '그놈'은 지난 5월 14일 경찰에 구속된 주폭(酒暴) 이모(47)씨. 10년 동안 매일같이 소주 2∼3병을 마시고 동네 곳곳을 누볐던 이씨의 별명은 '괴물'이었다. 결국 동네 주민 153명은 지난 4월 15일 "이씨를 이사 보내달라"며 경찰에 탄원서를 냈고, 그는 5월 14일 또다시 주폭 행패를 부리다 구속됐다. 〈본지 6월 1일자 A10면 참조〉

이씨가 사라지자 동네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우선 주민센터가 확 달라졌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이○○ 구속 효과'라고 해야 하나요? 이제 취해서 주민센터에 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라고 했다. 이전엔 이씨가 하루에도 2∼3번 만취해 찾아와 행패를 부리곤 했다. 주폭 이씨가 사라지자 주민센터를 찾아오는 주취자들의 횟수가 한달에 40여건에서 7~8건으로 확 줄었다. 덕분에 주민센터 상담 만족도도 7점에서 8.5점(10점 만점)으로 향상됐다. 이씨의 '단골집'이던 치안센터도 마찬가지이다. 이씨가 행패를 부릴 때마다 출동하기 바빴던 치안센터 경관들은 "주폭 몇명이 사라지자 출동건수가 25%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상적으로 이씨에게 괴롭힘을 당한 이씨 집 주변 주민들은 "앓던 이가 빠진 듯 기분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이씨 집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이○○이 맨날 우리 집 앞에서 오줌 누고 욕했다"며 "이씨가 내 안사람에게 욕할 때마다 가장으로서 무력감을 느꼈는데, (이씨가 구속돼서) 이제는 한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이씨에게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약국 주인 C씨는 "이○○ 동생도 소문난 주폭인데, 얼마 전 (동생이) 들렀는데 눈도 못 마주치는 걸 보고 '이제야 숨 쉬고 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이 사라지진 않았다. C씨가 언젠가 다시 이 동네로 돌아올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재 서울 성동구치소에 수감 중이고, 서울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