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에 반발, 오는 10월 한ㆍ일 통화교환(스와프) 규모를 1년 전 수준인 130억달러로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즈미 준 일본 재무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10월 말이 기한인 한ㆍ일 스와프 확대 협정에 대해 “연장할지 말지를 포함해서 백지상태”라며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이 통화스와프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재무장관이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즈미 장관은 특히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및 ‘일왕 사과 요구’ 발언에 대해 “일본 국민의 감정을 해치는 발언은 간과할 수 없다”며 “완전히 냉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과의 정치ㆍ외교 분야 갈등에 대해 경제적인 보복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특히 한일 양국이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통화 스와프 규모를 13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확충한 데 대해 “심각한 한국의 경제 상황에 손을 내밀어 도울 생각이었는데 (이런 상태로 변해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모든 선택지를 정부 차원에서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ㆍ일 통화스와프 규모를 현재 700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재무성과 일본은행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년 만기로 확대한 570억달러를 재연장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통화스와프 규모는 700억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08년 위기 때와는 달리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한국의 국고채 매입을 많이 하고 있어 외화유동성이 풍부하다”며 “다만 심리적인 면에서 염려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