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경선 캠프의 최경환 총괄본부장은 "대선에서 이기려면 가까운 사람부터 끌어안아야 한다"며 당내 비박(非朴) 인사 포용을 주장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도 "1층부터 짓고 2층을 짓자"고 했다. 보수 진영을 결집하고 나서 중도층으로 울타리를 넓히자는 얘기다. 이에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은 "대선 캠프가 궁궐같이 된다고 표가 많아지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고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은 1층을 보지 2층은 보지 않는다. 중도층을 잡으려면 보수층은 지하로 내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 총선 때 공천에서 떨어지고도 승복한 김무성 전(前) 의원을 두고 "당 화합을 위해 중용(重用)하자" "그러면 '도로 한나라당' 된다"고 맞서고 있다.
안철수 교수가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을 내기 직전인 7월 18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율 46%의 박 후보는 34%의 안 교수에 비해 12%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지지율은 안 교수가 책을 내고 방송에 출연하면서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 10일 41%로 똑같아졌다. 안 교수가 박 후보를 앞지른 조사 결과도 많다. 4·11 총선 직후 한껏 부풀어 올랐던 '박근혜 대세론'은 안풍(安風)이 다시 불고 불과 한 달 만에 자동차 타이어 바람 빠지듯 쪼그라들었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 박근혜 캠프가 고작 '보수 결집 우선이냐' '중도(中道) 진출 교두보 마련이냐'를 놓고 다투는 모습은 너무 한가해 보인다.
박근혜 경선 후보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18대 대통령 후보로 신분이 바뀔 것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그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지 못했다.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란 발언이 불러온 찬반 논란과 정수장학회 후원금, 동생 박지만씨 부부를 둘러싼 시비가 이어진 데다 비례대표 공천 뒷돈 사건까지 터졌다.
공천 뒷돈 사건이나 친·인척 관련 의혹은 구(舊)정치를 상징하고 5·16과 정수장학회 문제 등은 박 후보에게 '미래'보다 '과거' 이미지를 덧씌우는 듯했다. 여야 정치권의 모든 후보 가운데 제일 앞서 있는 박 후보가 유독 정치권 밖 안철수 바람에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박 후보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수장학회 등 본인의 과거사를 명쾌하게 매듭짓고 정치 구태(舊態)를 일소할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 그런 연후에 박 후보의 말과 행동이 나라의 앞날을 걸고 승부하는 자세로 비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박 후보가 지금 구정치와 과거의 유산을 말끔히 털지 못하면 미래를 걸 만한 지도자란 이미지도, '대세론'의 불씨도 되살아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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