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공안부(부장 이태승)는 지난 3월 15일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4·11 총선에 지역구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받게 힘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구속 수감했다.

부산지법 김수정 영장 전담 판사는 13일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조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조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조씨가 실제 현기환 전 의원(4·11 총선 새누리당 공천위원)에게 3억원을 전달했는지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게 된다.

새누리당 공천 헌금 의혹 사건 수사의 핵심 사안 가운데 하나는 '현기환/알았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의 존재 여부다. 사건 제보자인 정동근(현영희 의원의 전 비서)씨는 선관위와 검찰에서 "3월 15일 저녁 서울역에서 조기문(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씨에게 3억원이 든 쇼핑백을 전했더니, 조씨가 현기환 전 의원이 보낸 것이라면서 문자메시지를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이 메시지가 사실로 증명된다면 현기환 전 의원이 현영희 의원 돈 3억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검찰은 13일 조씨가 구속수감되자 "문자메시지 등 남은 의혹을 밝힐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공천헌금 3억원의 중간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씨가 13일 밤 구속수감되기 위해 부산지검을 나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조기문, 차명폰으로 문자메시지 발송한 것은 확인됐지만…

그러나 문자메시지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은 조기문·현기환 두 사람이 3월 15일 저녁 7시 17분쯤 22초간 짧게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기문씨가 현기환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 '조기문·현기환 통화' 직후 조기문씨의 지인인 여성 이모씨의 휴대전화에서 현기환 전 의원 전화로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문자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현기환 전 의원이 3월 15일 이후에 신형 스마트폰으로 전화기를 교체했기 때문이다. 문자메시지 내용은 수신자 쪽 전화기가 있어야 복구나 확인이 가능한데,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장 핵심인 '현기환/알았습니다' 문자메시지는 현기환 전 의원 명의 전화에선 보낸 적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고 한다. 조씨 지인 이모씨 명의의 전화에도 이 같은 내용의 문자가 수신된 흔적이 없다.

가능성은 세 가지다. 현기환 전 의원이 '현기환/알았습니다' 문자를 보낸 적이 없거나, 조씨가 문자를 조작했을 가능성, 또 현 전 의원이 타인 명의 휴대전화(대포폰)를 사용해 조기문씨의 또 다른 전화(제2의 대포폰)로 문자를 보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현 전 의원은 "대포폰을 사용한 일이 없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쇼핑백에 3억원 들어가나

'현영희→조기문→현기환'으로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3억원의 조성 경위와, 3억원을 담았다는 쇼핑백도 수사는 물론 향후 재판과정에서까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3억원은 5만원권 현금뿐 아니라 유로화, 달러화 등 외화도 섞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3억원을 만들었다는 현영희 의원의 남편 임모씨가 3월 8일부터 10일 사이 2만2000유로(약 3056만원)를 인출했고, 임씨의 금고에서 유로화, 엔화 등 외화(外貨)가 상당액 발견됐다는 점을 보강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이 이렇게 한 것은 정씨가 서울역 화장실에서 촬영한 쇼핑백의 모양과 크기가 3억원을 5만원권으로 넣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