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국제 도시 홍콩이 세계 경제 둔화 직격탄을 맞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때문에 기업 실적과 증시가 모두 하향세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용, "지난 4월 이후 자사 실적 전망을 낮춰잡은 곳은 336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 쇼크로 경제가 흔들렸던 당시 전망을 하향 조정한 기업수(288번)보다 16.6% 증가한 것이다.

홍콩에서 24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사 인베스코의 매기 리 상무는 "올해 초 애널리스트들과 이들의 기업 실적 전망치가 너무 장미빛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기업 실적이 대폭 개선된 상황을 들며 향후 기업과 증시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년동안 기업 실적 전망치를 올려잡은 기업은 242곳이다. 2009년 9월부터 2010년8월사이 4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그해 초 바닥수준이던 홍콩항성지수도 반등에 성공해 연말 52%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보는 쪽도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중국도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당시에는 금융 위기만이 원인으로 지목됐었고, 탄탄한 중국 경제가 이를 메꿨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홍콩시장은 중국시장 노출도가 큰 편이다.

현재 중국 경제 둔화의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중국의 7월 수출 증가율은 1%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리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는 지난 6월 증가율 11.3%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8.6%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홍콩 하이퉁 인터내셔널의 에드워드 황 전략가는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것 뿐 아니라 중국 경제도 둔화하고 있다"며 "시장은 V자(급속반등)가 아닌 L자(침체계속)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연말까지 홍콩항성지수가 13% 상승해 2만228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홍콩 증시가 단기적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