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약회사인 사노피는 유럽국가들의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와 효자상품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지난 2분기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유로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띤 것은 호재였다. 매출은 1년 전보다 6.2% 늘었고, 순익은 9.6% 줄어드는 데 그쳤다. 환율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매출이 0.4% 증가, 순익은 17.7% 감소했을 것을 감안하면 유로화 약세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사노피 뿐만 아니라 유럽에 기반을 뒀지만 비(非)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 지역에서 매출 비중이 큰 다국적기업이 유로화 약세의 최대 수혜자"라고 분석했다. 사노피의 경우 전체 매출의 4분의 3 이상이 비유로존 지역에서 형성된다. 유로화가 약세를 띠면 수출시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고, 환차익도 볼 수 있어 수요 감소에 따른 피해를 상쇄하는 것이다.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2분기 동안 5% 하락했다. 작년 6월말에 비해선 13%나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엔화와 위안화에 대해선 각각 14%씩 떨어졌다.

제약사들 뿐 아니라 독일의 자동차업체나 화학·항공업체, 명품 제조사들도 비슷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인 BMW는 "유로화 약세가 올해 수익에 수억유로의 영향을 줬다"고 밝혔고, 폭스바겐도 "지난 상반기 환율 요인으로 5억유로 정도 영업이익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반면 유로존 수출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남유럽 국가의 회사들은 유로화 약세에 큰 혜택을 못 보고 있다.

하지만 유로화 약세효과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미셸 카라용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유로화 약세는 경제 침체에서 오는 부정적인 영향들을 상쇄할 수 있다"며 "다만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고, 유로화 약세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아른트 엘링호르스트 애널리스트는 "유로화 약세가 유럽 경기 회복을 위한 요인 중 하나겠지만 효과는 단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환율 변동으로 피해를 본 업체들도 있다. 독일 전기전자업체인 지멘스는 1분기 매출이 195억유로로 증가했다가 환율 예측에 실패하며 2분기 매출이 절반으로 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