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열흘 넘게 폭염에 시달리면서 전력경보가 평상시 보다 2단계 높은 ‘주의’단계가 발령됐다. 주의 경보가 발령된 것은 전국적인 정전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9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전력 피크시간(오후 2~3시)보다 3시간여 앞선 오전에 주의 단계가 발령됐다는 점에서 오후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 9·15 전력대란 후 1년만에 '주의' 경보
전력거래소는 6일 오전 10시17분 순간 예비전력이 350만㎾(킬로와트) 미만으로 떨어지자 전력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그러나 예비전력은 관심단계 발령 이후에도 계속 낮아져 300만㎾ 미만인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됐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11시5분을 기해 전력경보를 다시 주의로 격상했다.
통상 안정적 예비전력을 500만kW(전력예비율 5%)로 정하고 있는데 ?관심(400만㎾미만) ?주의(300만㎾미만) ?경계(200만㎾미만) ?심각(100만㎾미만) 등 예비전력이 떨어질 때마다 비상단계를 설정하고 있다.
이날 주의 경보가 발생함에 따라 한국전력은 ‘직접부하제어’를 시행, 110만㎾의 수요를 감축했다. 직접부하제어란 평상시 한전 측과 약정을 맺은 업체에 전력을 절감해줄 것을 요청하면 해당 회사가 공장이나 시설물 전기 사용량을 낮추는 것을 뜻한다.
한전은 이외에도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송전전압을 낮춰 전력을 추가로 확보했다. 송전전압을 낮추면 전기가 가정에 도달하는 동안 소모되는 전력량이 줄면서 전기를 절감할 수 있다.
◆ 오전에 이미 '주의' 단계…오후에 어쩌나
특히 이날 발령된 주의 경보는 오전 11시에 나왔다는 점에서 전력당국을 더욱 당황스럽게 했다. 전력수요는 오전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다가 점심시간인 정오~1시 사이에 점차 잦아든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회사원들이 일자리로 복귀하고 기온도 오르면서 2시~3시 사이 전력 수요량은 최대치(피크)를 기록한다.
2시~3시 사이를 ‘피크 시간’이라고 하고, 한전과 전력당국의 수급량 관리도 이 시간대에 집중된다. 6일 주의 단계는 피크 시간보다 무려 3시간이나 앞선 오전 11시에 발령되면서 이날 오후 전력 수급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15일 발생한 ‘블랙아웃’ 사태가 재현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예비전력이 100만㎾대로 떨어지면 전력당국은 전국을 순차적으로 강제 정전 시키는데 이를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지난해 9·15 전력대란때는 한전이나 지경부가 이를 사전에 국민들에게 고지 하지 않아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오늘 전력 수요 증가 패턴은 평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기온이 비슷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최대 300만㎾나 많은 수요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업계 수요조정을 통해 전력예비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가정에서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