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월 100만명 시대가 열리면서 서울 시내에선 호텔 신축·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다. 건설사들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 불황을 극복할 방안으로 호텔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에서 공사 중인 호텔만 총 50곳, 7701실 규모에 달한다. 사업계획이 진행 중인 것도 30여곳, 1만2000실이 넘는다. 계획대로라면 2015년 전후로 서울에만 약 2만실이 공급될 전망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는 지난해부터 호텔 리모델링·신축 공사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4~5곳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명동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밀리오레 쇼핑몰이 대표적이다. 3~17층을 619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리모델링 해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은 국내외에서 리조트나 대형 호텔을 지은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호텔 운영 사업까지 진출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에 있는 플랜트사업본부 사옥을 철거해 260실 규모의 지상 11층짜리 호텔을 짓고 운영할 계획이다. 5월 매입한 중구 을지로3가의 부지도 43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개발한다. KT의 부동산개발 자회사 KT에스테이트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영동전화국 옆 주차장 터에 300실 규모 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부영의 경우 2009년 매입한 서울 성수동 뚝섬부지를 호텔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형 빌딩을 인수한 후 개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던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가 호텔 사업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제이알제5호위탁관리리츠'는 서울 을지로2가의 와이즈빌딩을 120실 규모의 호텔로 개조해 운영을 시작했다. 건설업계가 호텔에 주목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09년 이후 매년 10% 이상 늘어나는 등 향후에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서울시도 올해 14건의 호텔 신축을 승인하고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인허가를 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3~4년 후에 공급 과잉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광 수요는 유행이나 기후, 정치·경제적 상황 등에 쉽게 영향을 받는 반면 호텔은 일반 건축물보다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관광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면 자칫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공급이 단기간에 급증할 경우 몇 년 후부터는 지역에 따라 공실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서비스나 영업 분야의 질적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