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KTX 열차가 27일 오후 3시30분께 부산 금정터널에서 차량 고장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 승객 200여 명이 불편을 겪었다. 사고 발생 1시간20여분 만에 부산역으로 견인된 해당 열차가 도착한 가운데 코레일 직원이 점검을 위해 열차에 오르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 금정터널 안에서 KTX 열차가 멈춰 선 사고는 핵심 장치인 모터 냉각장치의 고장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코레일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이 열차는 27일 오후 1시 서울역을 출발한 지 10분 만에 냉각장치에 고장이 난 사실이 기관사에 의해 확인됐다. 하지만 코레일은 냉각장치 정비를 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부산역까지 운행을 감행했다. 열차에는 예비용 냉각장치가 하나 더 있어 운행 도중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당초 오후 3시 35분쯤 부산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열차는 예비 냉각장치까지 고장 나면서 오후 3시 42분쯤 금정터널 안에서 완전히 멈춰 섰다. 냉각장치가 고장 나면 엔진이 과열돼 열차가 멈추게 돼 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냉각장치가) 하나 더 장착돼 있고 승객에게 불편을 줄 것으로 판단해 운행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열차 안에 있던 560여명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코레일이 무사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비행기로 따지면 엔진 두 개 중 하나가 고장 난 것을 알고도 비행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레일은 냉각장치가 처음 고장난 사실을 알았을때 열차를 수리하거나 승객을 옮겨 태워야 했다"면서 "열차가 터널 안에서 완전히 멈춰 선 뒤에도 유관 기관에 연락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