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조성 중인 '가온호수공원'이 운정신도시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일산호수공원과 서울 청계천을 조합해 조성한 호수공원과 산책로, 도심 곳곳을 흐르는 실개천 등은 시민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일부 조경시설을 보완하고 있는 단계로 공정률은 92% 수준이다. 하지만 연말 준공을 앞두고 가시화된 모습이 기대했던 것에는 못 미치자 일부에서는 다소 실망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운정신도시의 트레이드마크
가온호수공원은 저류지 기능과 물순환 시스템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중 '물 순환 시스템'에만 1353억원이 투입됐다. 5월 초부터는 물 순환 시스템이 시험운영되고 있다.
물 순환 시스템은 가온호수공원을 구성하고 있는 와동저류지와 인공호수, 실개천, 소리천에 정화된 물을 흘려보내는 시스템이다. LH는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운정1·2지구 한복판을 일(日)자 모양으로 흐르는 실개천을 만들었다. 폭 1.5~3m, 수심 10~15㎝인 실개천은 총길이가 8.56㎞에 이른다. 신도시에 조성된 실개천으로는 국내 최장이다. 여기에 인근 소리천 수처리시설에서 정화한 물을 흘려보낸다. 수질은 2급수 수준으로 냄새도 없고 수질이 깨끗해 어린이들이 발 담그고 물놀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 청계천 수질보다 좋다고 한다. 실개천을 따라 흐르는 물은 유비파크 옆 와동저류지(3만7000㎡)와 인공호수(20만㎡)에 집결했다가 파이프를 통해 '고지(高地) 연못', 소리천으로 흘러간다. 운정신도시 동쪽 경계를 남북으로 흐르는 '소리천'(길이 4.6㎞)은 실개천과 달리 폭 35~70m, 수심 1~2m에 이르는 비교적 큰 하천. 추후 수상택시가 정박할 수 있는 데크도 3곳 만들어졌다. 이렇게 도시 전체를 순환하는 물은 하루 최대 6만4000t에 이를 예정이다. 서울 청계천에서 끌어올려 방류하는 유량(하루 9만8000t)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LH는 "물 순환 시스템을 기본으로 조성된 가온호수공원은 운정신도시 일대 100년 빈도의 홍수를 대비한 저류지로서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 없는 호수공원?
20만1360㎡의 크기로 조성된 인공호수에는 현재 7만t의 물이 담수돼 있다. 일산 호수공원(30여 만㎡)담수량 45만3000t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호수 일부만 최대수심 1.5m의 높이로 물이 차 있을 뿐 나머지는 습지 같은 모습이다. LH 측은 인공호수에는 홍수 시 최대 89만t의 물을 담수할 수 있어 운정신도시의 물난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호수공원이라고 해서 일산호수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했는데 실제는 메마른 저수지 같다"며 "신도시 분양시에는 보트가 다닐 수 있도록 호수공원을 만든다고 광고도 했는데 이젠 이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물의 담수가 낮다"고 비판했다.
아직 시험가동하고 있는 상태지만 수질도 의문이다. 지난 5월 초부터 3개월 가까이 매일 일정량의 물을 순환시키고 있음에도 실개천을 거쳐 들어간 와동저류지의 물은 혼탁하기 그지없다. 순환되는 물이 아니라 저수지에 고여있는 물처럼 보인다. LH측은 정화된 물이라 하더라도 실개천을 따라가면서 혼탁해진다고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습지 같은 공간이 많다 보니 깔다구, 하루살이 같은 벌레가 많이 생기고 있다. 최근에는 모기가 떼로 몰려다닌다는 민원이 제기돼 시와 LH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파주가 말라리아 발생 취약지역이기 때문에 모기가 많다는 것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LH 측은 "정밀조사를 해보니 모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하지만 습지 일대에 깔다구, 하루살이 등이 많은 것이 확인돼 지속적인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철 운정신도시 연합회 사무국장은 "담수를 많이 하기 위해 호수공원을 깊게 조성하다보니 사면은 절개지 경사가 급해져 장마가 시작되면 사면유실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산책로에는 자전거 도로도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외에도 가온호수공원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운정신도시의 이름을 활용해 '운정호수공원'으로 지칭하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데 '가온호수공원' '소치호수공원(와동저류지)' 등 복잡하게 부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평소에 수시로 호수공원에 나온다는 이하정(42)씨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나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 같은 시설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도 많이 부족하다"며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따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운영관리회사 선정 앞두고 논란
물 순환 시스템을 비롯한 가온호수공원 관리를 두고 시는 직영할지 민간위탁할지 최종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민간위탁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비용이 연간 20여억원에 이르는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는 물 순환 시스템 시공을 맡은 대기업 컨소시엄과 다른 대기업 컨소시엄이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물 순환 시스템 등 업무와는 전혀 관련도 없는 중소기업이 모 컨소시엄에 참여해 관리운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조만간 운영관리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