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수비 작전'으로 일군 4강이었다. 덕수고가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후반기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8강전에서 광주일고를 1대0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이날 2학년 좌완 투수 신현수를 선발로 내보냈다. 광주일고 타선 중 우타자가 단 1명(7번 타자)이고, 나머지 8명이 모두 좌타자라는 점을 고려했다. 야구에선 일반적으로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강하다.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구질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덕수고 선발로 나온 신현수는 투구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였다.
전국 대회에 선발로 처음 등판한 신현수는 5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2안타·1볼넷)으로 막아 승리를 이끌었다. 196㎝의 큰 키, 좌완 투수라는 장점을 살렸다. 직구는 시속 130㎞대 중반으로 빠르지 않은 편이었지만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이 통했다. 2~4회를 삼자 범퇴로 끝냈고, 5회엔 안타로 내보낸 주자를 견제구로 잡았다.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신현수는 "처음엔 부담감에 제대로 못 던졌는데 점점 자신감이 생겨서 즐거운 마음으로 던졌다"고 했다. 신현수에 이어 등판한 3학년 김용인도 좌완 투수였다. 김용인은 9회까지 3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몸 맞는 공 2개)으로 막았다.
덕수고는 4회말 상대 실책으로 뽑은 1점을 끝까지 지켰다. 2사 2루에서 김경형이 친 내야 땅볼을 상대 1루수가 잡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에게 악송구하는 사이 2루 주자 한승택이 홈을 밟았다. 덕수고 중견수 이석현은 8회초 1사 1루 수비 상황에서 우중간으로 빠질 뻔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더니, 안타인 줄 알고 3루까지 내달리던 주자까지 잡아 위기를 넘겼다. 2001년 이 대회 우승팀인 덕수고는 30일 작년 대회 준우승팀 북일고와 결승행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