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젊은피들이 '부산 바꾸기'에 나서고 있다. '멘붕멘창(정신적으로 심한 충격을 받은 상황을 일컫는 '멘탈붕괴'와 멘붕 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신을 창조한다는 '멘탈창조'의 줄임 신조어)', '청년문화수도' '요 콘서트'…. 통통 튀는 상상력을 키우고 능력을 기르는 '청춘 전용 프로그램이나 모임'이 잇따르고 있다. 문화, 자원봉사, 지역발전 아이디어 발굴, 사회적 기업…. 그 분야도 다양하다.

"찌이잉, 띵디리딩…." 지난 21일 오후 6시 40분쯤 부산 남구 대연동 부경대 정문 옆 가로수길 거리공연장 주변. 전자기타 소리가 울렸다. "예뻐요. 보고 가세요." 좌판에 물건을 놓고 손님을 부르는 '호객성'이 뒤섞였다. 300~400명의 청춘들이 북적댔다. 경성대·동명대·부경대·부산예술대·부산외국어대 등 남구에 있는 5개 대학 학생들이 만든 '부산시대학문화연합회(www.namgu-yo.co.kr )'의 '요 콘서트'와 '글로벌 프리 앤 플리 마켓(free & flea market)' 현장.

부산시대학문화연합회가 지난 21일 오후 남구 대연동 부경대 정문 옆 가로수길 거리공연장에서‘요 콘서트’를 열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300~400명의 젊은 청중들이 몰렸다.

'요 콘서트'는 부산의 대학생 밴드·노래 동아리들이 참여, 기량을 뽐내는 '거리 경연'. 이날 '말랑' '빠둠' '송웨이브' 등 8개 팀이 겨뤄 4개 팀이 결선에 올랐다. 8월 11일까지 16개팀이 참가, 노래 실력을 겨뤄 8개팀이 결선에 올라간다. '프리 마켓'은 지역 대학생·외국인 유학생 등이 작품이나 물건을 들고 나와 자유롭게 사고 파는 시장. 이날은 20개 팀이 좌판을 펴고 고양이·코끼리 등 동물 모양 작은 칠판, 수공예 액세서리, 안 입는 옷 등을 거래했다.

이 연합회의 경성대 대표 정동규(27)씨는 "대학생들이 오직 스펙쌓기에 몰두하는 취업기계가 아니라 자신의 꿈·희망을 얘기하고 키우는 청춘이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자는데 뜻을 같이해 연합회를 만들었다"며 "이 목적 실현을 위해 '요 콘서트', '글로벌 프리마켓', 100여개 가맹점을 찾아가면 할인이나 무료 서비스를 받는 '요 카드' 등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2012 유니브엑스포 부산’이 지난 20일 부산대에서 출범식을 하고 있다.

이 연합회는 지난해 '남구대학문화연합회'로 출범, 얼마 전 '부산'으로 대상과 범위를 확대했다. 남구만이 아니라 부산의 대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무대를 만들자는 뜻이다. 그래서 앞으로 대학, 공연, 봉사, 문화, UN기념공원의 평화 등을 아울러 대학생들이 대한민국을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초석을 놓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 연합회의 꿈이다.

부산을 '청년문화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도 있다. 다양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하는 문화기획자들을 양성하겠다는 프로그램이다. 부산청년문화수도 집행위원회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다음 달 28일부터 12월 9일까지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에서 진행된다. 상상력과 감성개발, 예술경영의 이론과 실제, 문화예술의 이해, 예술경영 워크숍 등을 주제로 각 7개의 강의가 이뤄진다. 참가 신청은 공식 홈페이지(www.busanfesta.com)로 하면 된다.

문화뿐만 아니다. 젊은 피들의 참신하고 발랄함은 경제, 기업에도 손을 뻗친다.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양성사업1기 부산울산청년창업팀은 오는 31일 오후 3시 사상구 다누림센터에서 '멘붕崩·멘창創 토크쇼'를 연다. 이 팀은 "사회적 기업을 꿈꾸며 창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순진 청년들의 좌충우돌 멘붕기, 멘붕을 겪고 새로운 멘털 창조를 꿈꾸는 표독 청년들의 솔까말(솔직하게 까놓고 하는 말) 파티"라고 표현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창업을 위한 실질적, 실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행사다. 참여를 원하는 젊은 피는 이메일(shine@noridan.org)로 연락하면 된다.

청춘은 질풍노도. 내친김에 발칙, 생생한 아이디어로 부산의 여러 고민의 해결에도 도전한다. '제7기 BDI(부산발전연구원) 청년프론티어'다. 6개팀 18명으로 이뤄진 이들은 26일 오후 3시 부산상수도사업본부 10층 대회의실에서 아이디어 발표회를 갖는다. ▲다문화 가정의 행복만들기 레인보우 프로젝트 ▲연극놀이를 통한 행복한 어린이 힐링 프로젝트 ▲외국인 주부를 통한 지역사회 윈-윈 전략 ▲산복도로 깨알 홍보서 등 6개 주제를 발표한다.

'젊음의 끼와 가능성' 발산을 위한 행사나 모임도 생기고 있다. '지역 대학생들의 진취적 참여·성장 계기 마련'을 모토로 한 '2012 유니브엑스포 부산'이 지난 20일 출범했다. 이는 지역 대학생들에게 대외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와 강연, 공연 등 행사를 기획하고 홍보하는 박람회다. 오는 9월 14~15일 부산대 넉넉한터에서 개최될 이 박람회에는 전국 60여개 대학 동아리·단체·NGO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부산 동구는 차이나타운축제·차없는 문화거리 등 각종 지역 축제와 행사를 널리 알리고 경로당·홀로 사는 어르신 등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칠 '동구 유니브 서포터즈'를 오는 8월 발족한다. 동구 측은 "이 모임은 15명 내외의 대학생으로 구성돼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톡 등 SNS나 '발품'을 통해 지역 축제·행사를 알리거나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오래된 부산 원도심에 젊음의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