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의 창의력을 가늠할 수 있는 '2012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키워드 참조〉이 오늘(26일)부터 닷새간 서울 코엑스(강남구 삼성1동)에서 개최된다. 최근 융합교육 열풍과 더불어 발명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발명 교육이야말로 창의력 계발의 첫걸음"이라고 외치는 '발명 마니아' 3인을 만났다.

이관우 데일리픽 대표|17년간 '발명 아이디어' 메모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 8개월 만에 회사를 90억원 가치로 키워내 벤처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청년 기업가가 있다. 이관우(28) 데일리픽 대표 겸 티켓몬스터 운영그룹장이 그 주인공이다. (데일리픽은 국내 소셜커머스 분야 2위 업체로 지난해 1월 업계 1위 티켓몬스터에 매각됐다.) 대학(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사업가의 꿈을 키워온 그가 발명과 인연을 맺은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일기장에 발명 아이디어를 끄적이곤 했어요. 우연히 일기장을 보신 담임 선생님이 발명 대회 참가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셨죠. 그때부터 시작된 아이디어 메모 습관이 벌써 17년째 이어지고 있네요"

그의 발명 인생이 처음으로 빛을 발한 건 초등 6학년 때인 지난 1996년이었다. 2년여의 작업 끝에 발명한 신개념 '도어 스토퍼(door stopper, 현관문을 열었을 때 문이 닫히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고리)'로 그해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이하 특허청 주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 "기존 도어 스토퍼는 발로 일일이 내렸다 올렸다 해야 해 신발이 상하거나 발이 다치는 등 불편이 따랐어요. 그래서 버튼 장치를 이용, 자동으로 작동되는 도어 스토퍼를 개발했죠." 그가 개발한 도어 스토퍼는 특허 출원과 동시에 일본의 한 제조업체에서 2억원의 특허 매입 제안을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발명의 시작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일상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기울이는 관심이 곧 발명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로 커지는 거죠. 여러분도 발명에 관심 있다면 주변 사물에 관심을 기울이는 습관부터 길러보세요."

정호근 서울 보성고 교사ㅣ학생들과 '발명왕' 꿈 키워

서울 보성고등학교(송파구 방이동) 과학발명반 '사이노베이터(Scinovator)'는 '한국의 에디슨'을 꿈꾸는 학생들, 그리고 그들을 10년째 지도하고 있는 정호근(41) 교사의 땀과 열정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사이노베이터는 '과학(science)'과 '혁신자(Innovator)'의 합성어. '과학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정 교사는 대학(연세대 주거환경공학과) 4학년 때 참가한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특허청장을 수상하며 발명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교사가 된 후에도 발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학 전공의 영향인지 자연스레 낙후된 학교 환경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교실 등을 쾌적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발명해 교원 전시회에 꾸준히 출품했어요. 그 모습을 지켜보셨던 교장 선생님이 발명반을 꾸려보라고 제안하시더군요. 그게 사이노베이터의 시작이었죠."

정 교사와 사이노베이터 소속 학생들이 출원한 특허는 줄잡아 200여 건이다. 사이노베이터를 거쳐간 졸업생들은 각자 전공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거나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요즘도 종종 후배들을 찾아 '발명 멘토' 역할을 자처한다.

다음 달 미국 연수를 앞두고 있는 정 교사는 "선진국의 발명 교육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우리 현실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찾기 위해 미국행을 결심했다"며 "국내에서도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창의적 교육 환경이 하루 빨리 갖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주 프레스턴 대표ㅣ발명가·CEO '두 토끼 잡다'

지난 2008년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박현주(21·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3년)씨는 아버지와 함께 회전식 펀치 제품 제조 업체인 프레스턴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그가 발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중 2 때였다. "수업 시간에 받은 인쇄물을 정리하려고 펀치를 사용하던 중 휴대가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해 '프레스턴 펀치'를 발명하게 됐어요. 프레스턴이란 제품명은 '누르다(press)와 돌리다(turn)의 합성어'예요. 플라스틱 재질로 자처럼 만들어 금속으로 제작된 기존 펀치보다 가볍고 사용하기 쉽게 만든 게 특징이죠." 실제로 프레스턴 펀치는 '직선 구멍 뚫기'만 가능했던 기존 제품과 달리 손잡이를 좌우로 돌려 구멍을 뚫을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박 대표 역시 "발명의 원동력은 일상 생활에서 겪는 불편"이라고 강조했다. "단지 불편함을 느끼는 데서 그친다면 결코 발전할 수 없어요. 발명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대단한 일이 아니에요. 좋은 발명은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시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다양한 아이디어를 품은 청소년에게 '발명 축제의 장'을 마련, 발명 교육의 대중화를 유도하기 위해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행사. 올해가 첫회다. △대한민국 학생 창의력 챔피언 대회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 △발명 체험 △학술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