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검 공안부(부장검사 이태승)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에게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대한 감상문을 쓰게 하고 김일성을 찬양·미화한 학생에게 A학점 이상 높은 점수를 주는 등 종북 활동을 해 온 혐의(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 등)로 울산대 국문학과 이모(55) 교수를 23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05~2010년 5년간 이 교수 과목을 수강한 대다수의 학생은 이 교수의 평소 반체제적인 성향을 알고서, 김일성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감상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일성을 우호적으로 평가한 감상문을 쓴 일부 학생은 A 또는 A+ 학점을 받았고, 김일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한 학생은 B학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업시간에 '김일성'을 '장군님'으로 호칭하게 했고, 심지어 김일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할 경우 교실에서 퇴실시킨 적도 있다는 학생들의 진술도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교수는 북한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등에서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주체사상총서' 등 북한 원전 200여건을 교수실에 보관·탐독하면서 북한의 주체사상 등에 깊이 빠져든 혐의도 받고 있다. 같은 대학 교수 두명에게도 접근, '세기와 더불어'를 이메일로 전송하는 등 포섭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학교 관계자를 통해 "태백산맥 등 국내 문학작품 감상문 과제를 내면서 '세기와 더불어'는 그중 하나였고, 교육 목적으로 교재로 활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