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첫 골의 주인공, 최성곤을 아십니까'
64년전인 1948년 8월 3일 제14회 런던올림픽. 한국은 올림픽에 처녀 출전했고, 축구대표팀의 첫 상대는 남미의 강호 멕시코였다. 한국은 '멕시코의 상대가 못 된다'는 외신들의 압도적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5대3으로 멕시코를 꺾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올림픽 축구 8강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성적이다.
당시 멕시코전 첫 골의 주인공이 울산 출신 최성곤(1922~1951·사진) 선수다. 역대 올림픽 축구 첫 골이기도 하다. 당시 하프백(HB·현재 미드필더)으로 선발 출전한 최성곤은 멕시코 진영을 종횡무진 누비며 공격을 주도했고, 마침내 전반 13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올림픽 첫 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최성곤은 대회 이후 '아시아의 준족' '그라운드의 표범' 등으로 불리며 크게 주목받았다. 특히 고향 울산에선 '축구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그를 위한 응원가까지 만들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9세 때 뜻하지 않은 해난(海難) 사고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울산박물관(052-229-4741)이 오는 26일부터 울산 출신 최성곤 선수의 생애와 활약상을 재조명하는 추모 전시회를 마련한다. 전시회 개막일인 26일은 또다시 런던에서 열리는 제30회 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와 첫 경기를 갖는 날이다.
김우림 울산박물관장은 "64년 전 바로 그 도시에서 올림픽 첫 상대였던 멕시코와 다시 맞붙게 되는 것"이라며 "울산 출신 '축구영웅'을 추모하고 올림픽 8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개막일을 경기일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총 4부로 나눠 30여점의 사진 자료와 갖가지 설명을 곁들였고, 다음 달 26일까지 한 달간 계속된다.
전시 자료에 따르면, 최성곤 선수는 울산 북구 북정동에서 태어나 울산공립보통학교(현 울산초등)를 졸업하고 서울 보성고보(이후 보성중학으로 개칭)에 진학,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보성고보 재학시절인 1939년엔 그의 활약에 힘입어 30여 차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전국 대회 우승을 도맡아 했다. 이듬해인 1940년에는 전일본 중등학교 축구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보성고보를 졸업한 뒤 1941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법대에 입학했고, 해방 후 조선전업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중국 상해와 홍콩 등 해외 원정경기에도 출전했다. 은퇴 후에는 부산과 경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고교 축구부를 지도하고 대한축구협회 경남지부 이사로도 활동하다 1951년 29세로 세상을 떠났다.
전시회 자료 수집과 준비를 주도한 신형석 울산박물관 학예사는 "너무 일찍 삶을 마감하는 바람에 자료 수집을 위해 전국을 누비고서야 겨우 30점의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어렵사리 입수했다"며 "일제 치하에서 축구는 그에게 식민지 설움을 씻어내고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치열한 몸부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