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16층짜리 빌딩(연면적 2255㎡·682평)을 통째로 병원으로 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성형외과가 수십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2007년부터 3년간 세금 23억원을 탈루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로 국내 최대 성형외과인 BK 성형외과 홍모(48)·신모(48)·금모(52) 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 원장과 신 원장은 각각 10억4000만원, 금 원장은 2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07년부터 병원을 공동 운영하며 3년간 세무당국에 현금 수입을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수입금액 545억여원을 432억원으로 줄여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세무조사에 대비해 평소 현금 매출은 회계 장부에도 기록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나 성형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환자들이 카드 결제를 꺼리는 점을 이용해 현금 결제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BK 성형외과의 현재 대표원장인 김병건(49)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나 조사 기간(2007~2009년)에 김 원장은 이 병원의 실소유주가 아니었고, 소득에 따른 세금은 모두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해당 기간에는 논현동에 16층짜리 병원 건물을 새로 짓느라 폐업 처리하고 다른 병원에서 월급의사로 일했다"며 "국내 성형외과 의사 중에 가장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100억원대 돈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앞서 국세청은 사치성 업소 및 고소득 사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였다. 지난 4월 BK 성형외과에 대해서도 세금 69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