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국가안보청사에서 18일 자살폭탄테러가 발생, 권력 핵심 인사 가운데 다수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시리아 내전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 특히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이너서클' 인사의 경호원이 폭탄테러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권 핵심 중 반군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리아 국영TV는 정부 각료와 안보 담당 고위 당국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을 때 폭발물이 터져 알아사드 대통령의 매형이자 국방차관인 아세프 샤우카트와 다우드 라지하 국방장관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하산 투르크마니 전 국방장관도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중 샤우카트는 알아사드의 누나 부슈라의 남편으로 시리아 정권의 핵심 실세다. 2009년 육군참모차장에 이어 지난해 9월부터 국방차관을 맡으면서 반군 유혈진압을 지휘해 왔다. 이날 테러로 모하메드 알사르 내무장관과 히삼 베크티아르 정보국장 등도 부상했다.
폭발 직후 시리아 반군 조직 2곳에서 이번 테러는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의 리아드 알아사드 사령관은 AP통신과 전화통화에서 "폭탄 공격은 자살 테러가 아니라 회의실에 미리 설치해둔 폭탄을 원격으로 터뜨린 것"이라면서 "다음 차례는 알아사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슬람주의 반군 조직 '리와 알 이슬람'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성명에서 "다마스쿠스에서 위기통제실로 불리던 곳을 목표로 삼았다"며 자신들이 이번 일을 했다고 밝혔다.
알아사드의 동생 마헤르가 이끄는 정예 제4사단 주둔지 북서부 무하지린 지역에서도 5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시리아 반군은 정부군을 상대로 다마스쿠스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다마스쿠스 시내에서는 17일부터 기관총 발사음과 탱크 포격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알아라비야 방송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반군은 이날 정부군 탱크 3대를 폭파하고 헬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알아사드 정권은 병력을 재배치하고 수도 사수 작전에 들어갔다. 정부군은 이날 교전에서 '테러리스트(반군)' 33명을 사살했고, 145명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동안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다마스쿠스에서 이 정도로 큰 규모의 교전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정부군 세력의 약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시리아 정부가 분쟁지역인 이스라엘 접경 골란고원에서 병력을 빼 다마스쿠스로 재배치할 정도면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국가안보청사는 시리아 주재 미국대사관과 500m 정도 떨어진 시내 중심부에 있다. 반정부 활동가 오마르 알디마스키는 "폭발 이후 시내 거리에는 많은 병사와 평상복 차림의 경찰이, 고층 건물엔 저격수들이 배치됐다"며 "다마스쿠스 시내 상점 80% 이상이 문을 닫았고 시민이 귀가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시리아 유혈사태가 통제할 수 없는 소용돌이로 급속히 빨려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