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유사 등 관련 업체가 개별적으로 입지한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산시 대산읍 독곶·대죽리 일원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울산, 여수 산업단지와 더불어 주요 정유사 및 화학업체가 밀집한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로 꼽힌다.

서산시에 따르면 면적 880만㎡에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 LG화학, 호남석유화학, KCC 등 5개 주요 업체와 계열사 등 60여개나 되는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처럼 대산석유화학단지는 국가산업단지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국가 등 공공기관이 아니라 개별기업이 자체 개발해 입주한 형태다.

문제는 지방산단이나 국가산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도로, 전기, 용수, 철도 등 인프라가 다른 산단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단지 주변 인프라 미흡,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국가가 맡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입주기업들이 현재 대규모 증설 계획을 검토 중인 점과 기업들이 낸 세금 대부분이 국세인 점을 고려해 정부가 인프라 확충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항공사진.

맹정호(서산1·민주통합당) 충남도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주요 5개 업체가 납부한 세금은 총 3조6573억원이다. 이 중 99%인 3조6160억원이 국세이고, 1%를 조금 넘는 413억원(도세 40억원·시세 373억원)이 지방세로 납부됐다. 업체별 국세 납부액은 현대오일뱅크가 3조3337억원, 삼성토탈 1191억원, LG화학 672억원, 호남석유화학 612억원, KCC 348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인프라 구축 비용을 대부분 기업이 부담해야 돼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점도 대산단지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식 산업단지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석유화학단지 주변에 대한 체계적 관리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인프라 확충과 관리를 지자체인 충남도와 서산시가 맡는 것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반시설 확충과 환경오염 절감 등 공단 주변 관리를 위한 지자체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석유화학업계 대표들은 지난 13일 대산단지 인프라 확충을 정부에 건의했다. "울산과 여수가 국가산단으로 지정돼 관리되는 반면 대산산단은 개별단지로 돼 있어 전력 안정화 등 인프라 확충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맹정호 의원은 "석유화학산업은 환경오염 및 사고 위험이 높은 산업이지만 현재 지역개발과 주민복리 증진을 위한 지원법률조차 없다"며 "막대한 세금을 정부가 받는 만큼 대산단지의 국가산단 지정과 함께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 법률이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기업이 대규모 증설계획을 갖고 있는 지금이 국가산단 지정을 추진할 적기"라고 주장했다. 대산발전협의회 관계자는 "대산단지의 활성화와 효율적 관리를 위해 국가산단으로 지정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도와 서산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려면 입주업체 간 적극적 협조가 전제돼야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려면 단지 내 공공시설 및 지원시설, 녹지율 등 여러 기준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입주업체 간 시설변경 등 큰 틀의 합의나 조정 없인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방침상 이미 50% 이상 업체가 입주한 경우는 산업단지로 지정되기 어렵다는 이유도 들었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미 개발이 이뤄진 단지인 데다 국가산단 지정요건을 충족시키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