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중산층을 겨냥한 감세 연장 카드를 내놨다. 부시 정부 시절 도입됐던 감세 정책을 1년 더 연장하자는 것이 골자로, 연소득 25만달러 미만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했다.
감세 연장 카드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부자 증세'라는 기본 공약의 큰틀은 유지한 채로 중산층에 더욱 집중한다는 인상을 남기려는 노력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공화당은 대상에 상관 없이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부시 정부 시절 널리 적용됐던 감세 정책은 연소득에 관계 없이 전 가정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대신 부자에게는 더욱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연소득 25만달러가 넘는 가계에 매겨지는 한계세율(초과 수익에 매겨지는 세금)은 현재 33%에서 36%로, 연소득 20만달러가 넘는 개인에게 적용되는 한계세율은 35%에서 36.9%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번 정책이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돈 데 따라 이탈하는 민심을 붙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초당적인 기구인 미국 세금정책센터는 이번 정책으로 혜택을 보는 납세자가 12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화당은 여전히 모든 가정에 감세 혜택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롬니 후보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나 중소 기업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내 상식으로는 최악의 카드"라며 "일자리가 늘길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세 연장 카드가 의회를 통과할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부시 정부에서 나온 전 가정 감세안 역시 별도의 의회 통과 과정이 없다면 내년 1월 자동 소멸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민주당 주도의 상원에서 이번 정책이 통과되는 데 필요한 60석을 충족할 가능성은 적다"며 "결국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