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환경정보지도.

고성군 현내면 육군 제22사단 제진포대. 민통선 인근에 있는 이곳은 최전방이지만 매일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이 있다. 명파리에 거주해 '명파 아버지'로 불리는 신동혁(60)씨가 그 주인공이다. 신씨는 평생 제진포대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왔다. 또 제23사단은 지역환경 보호를 위해 군 최초로 환경정보지도를 제작했다. 민은 군을 가족처럼, 군은 지역을 자기집 처럼 돌보고 아끼고 있다.

◇일이 있으면 나타난다

목공, 타일, 미장 등 건축일에 소질이 있는 신씨는 부대 생활관의 페치카 수리와 담장 신축 등 각종 도움을 주면서 장병의 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씨와 이 부대의 인연은 1987년 신씨가 부대 인근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작됐다. 1990년에는 너무 낡은 부대 내 교회 수리를 위해 직접 타일과 벽돌 쌓기 작업을 하고 각종 자재도 민간 교회의 협조를 받아 지원해 줬다.

또 부대 내 매점인 PX 건물을 비롯해 정비실, 노래방, 간부숙소, 병사 쉼터 등 각종 편의시설 대부분도 신씨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제초작업과 나무제거 작업도 신씨의 주도로 장병이 힘을 모아 해결한다.

2006년 갑작스런 너울성 파도로 해안 철책이 무너졌을 때도 신씨는 부대로 달려와 철책 보수를 도왔다.

폭설이 쏟아지면 어김없이 트랙터를 몰고 나타나 부대원들의 이동로를 깨끗하게 치워주기도 한다.

부대 내 각종 민원을 해결해주는‘명파 아버지’신동혁씨가 부대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씨는 병사들과의 면담도 가지면서 인생의 교훈을 알려주고 힘을 주는 아버지 역할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같은 헌신으로 제진포대는 지난달 28일 신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신씨는 "장병과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시설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농사일을 하는 중간 중간 부대를 드나들며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부대장 김상호 중령은 "지난 25년간 부대를 위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큰 도움과 사랑을 준 명파 아버지의 부대사랑 마음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임무수행 태세 완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환경 파수꾼

육군 제23사단은 군 최초로 작전지역 내 다양한 환경관련 정보를 수록한 '환경정보지도' 책자를 발간해 훈련 등 각종 부대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23사단이 작전을 수행하는 영동지역은 금강초롱 등 보호대상 식물 60여종과 수달, 사향노루, 흰목물떼새등 동물 21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 강릉 임영관과 오죽헌,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등 문화재도 다수 분포하고 있다.

'환경정보지도'는 환경부의 지역별 생태등급 지도를 바탕으로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지역 내에 환경 기초 시설물 현황과 멸종위기 동·식물, 지역의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를 수록했다.

23사단은 환경정보지도를 활용해 훈련과 작전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상수원 보호구역 등 환경요소를 고려한 계획을 마련하고 부대원을 대상으로 멸종위기 보호 동·식물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작전 과정에서 멸종위기 동·식물을 발견하면 무심코 지나가지 않고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달 강릉시 강동면 청학산 일대에서 탐색격멸 작전을 벌였던 수색대 강경룡 대대장은 "사전에 환경정보지도집을 활용해 작전지역 내 멸종위기 동물 2급인 말똥가리와 보물인 강릉 굴산사지 당간지주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장병에게 교육했다"며 "실제 작전에서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