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수정구의 한 다가구주택에 살고 있는 박모(35)씨는 매일 저녁 주차 전쟁을 치른다. 전세로 살고 있는 다가구주택의 주차공간이 부족해 퇴근이 늦는 날이면 인근 골목의 빈자리를 찾아 주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목 역시 거주자우선주차 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주차공간 추첨에서 떨어진 박씨는 한밤중에도 전화가 오면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주차해야 한다.

성남시는 이 같은 수정·중원구 등 구도심지역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소유의 주택을 사들여 그 부지를 공영주차장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주차장 용도로 사들일 주택부지는 1필지당 자동차 5~7대를 주차할 수 있는 66㎡ 규모다. 수정·중원구 지역은 1970년대초 서울 철거민 이주단지 조성 당시 1필지당 66㎡ 규모로 나눠 분양됐다. 이 때문에 주택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어 주민들이 극심한 주차난에 시달려왔다.

앞서, 작년 10월 시는 수정·중원구 지역 주차난 해소를 위해 당초 6가구당 차량 1대의 주차공간만 설치하면 됐던 '성남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를 1가구당 1대로 조정한 바 있다. 현재 수정·중원구에는 공영 주차장 300곳(1만 8234대 주차가능)이 있지만, 이 지역 전체 차량등록대수 15만 2000여대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오는 9월 28일까지 시청 교통기획과를 통해 주택부지 매각 신청을 받은 뒤 서류 심사 및 현지 조사를 거쳐 매입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폭 4m 이상의 도로와 접해 있는 주택부지에는 매입 우선순위가 부여된다. 부지 매입단가는 공인감정평가 기관이 감정 평가한 금액으로 정할 방침이며, 주차장 건립비용은 1곳당 3억원 정도 들 전망이다. 시는 구체적인 주택 부지 매입 규모는 주민들의 매각신청이 끝난 뒤 결정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내년 3월까지 수정구 산성·양지동 등 2곳(총 338면)에 공영주차장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시 교통기획과는 "주택부지를 활용한 주차장 확보를 통해 수정·중원구의 주택 밀집지역 불법주차와 주차난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