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몇 년간 침체가 계속됐던 주택시장이 마침내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반등을 가로막을 위험요인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가격·매매·건설, 3대 지표 모두 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미국의 건설경기를 나타내는 건설지출은 최근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5월 미국 건설지출은 전달보다 0.9% 늘어난 8300억달러를 기록해 3개월째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2년5개월만에 최고치다.

신규주택 착공건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74만4000건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착공건수는 70만8000건을 기록해 전달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경기선행지표로 쓰이는 건축허가 건수가 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건설경기가 계속 호전되고 있다고 봤다. 미국의 5월 건축허가 건수는 전달에 비해 7.9% 증가한 78만건을 기록해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건설 뿐만 아니라 가격과 매매 관련 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 2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을 집계해 산출한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4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하락했다. 이는 1년3개월만에 가장 적은 하락 폭으로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하락률(2.5%)도 밑돌았다. 이 밖에 5월 신규주택 판매건수는 전달보다 2만6000건 증가한 36만9000건을 기록해 지난 2010년 4월 이후 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클리어뷰 이코노미스의 켄 메이랜드 사장은 "최근 발표된 주택지표들은 미국 주택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모기지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제조업·고용은 여전히 불안… 지표둔화 계속되면 주택시장도 영향

주택지표들이 계속 호전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주택시장의 회복 추세가 다시 꺾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 경기와 고용 관련 지표들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경기둔화가 계속될 경우 결국 주택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이 발표한 6월 제조업 지수는 49.7로 전달 53.5보다 크게 하락했다. ISM 제조업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각각 의미한다. 미국의 ISM 지수가 50을 밑돌며 경기 수축 국면으로 진입한 것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고용 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6만9000명에 그쳐 최근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4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평균치는 38만6750건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수요 살아나니 공급이 감소… 주택거래량 둔화 우려도

부족한 주택 공급량이 주택시장의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3일 CNBC는 주택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최근 크게 줄면서 주택경기의 회복 흐름이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펴면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계속 하락했던 주택가격이 점차 반등하자 집주인들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주택 공급량이 다시 부족해진 것이다. CNBC는 여전히 주택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관련 웹사이트인 질로닷컴의 스탠 험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자들이 늘면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봤지만, 공급이 줄면서 다시 거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택시장이 기대와 달리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