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60주년을 기념해 북아일랜드를 방문한 영국 엘리자베스<사진> 2세 여왕이 27일(현지시각) 북아일랜드 공화국군(IRA) 사령관을 지낸 마틴 맥기네스 북아일랜드 제1부장관을 만났다. IRA는 영국으로부터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며 무장투쟁을 벌였던 단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촌인 마운트배튼(Mountbatten) 경도 1979년 IRA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BBC 등 영국 언론은 이번 만남이 영국과 북아일랜드 간 이어져 온 오랜 갈등을 해결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여왕은 이전에도 북아일랜드를 방문한 일이 있지만 방문 사실과 일정은 이번에 처음으로 사전에 공개했다. 이는 양자 간에 테러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관계임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다. 여왕은 앞서 26일에는 1987년 IRA 폭탄 테러로 신교도 11명이 숨지고 63명이 부상했던 북아일랜드 에니스킬렌에 도착해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들을 위로했다.
영국은 13세기부터 아일랜드를 식민통치했다. 16세기 수장령을 통해 성공회를 성립시킨 영국이 아일랜드에도 가톨릭(구교)을 버릴 것을 강요하면서 신·구교 갈등이 시작됐다. 1922년 아일랜드 독립 후에도 북아일랜드가 영국령으로 남게 되자 이에 반발해 IRA를 중심으로 무장 독립투쟁이 전개됐다. 1998년 북아일랜드의 자치권 보장과 IRA의 무장 해제를 골자로 한 '북아일랜드 평화 협정'을 계기로 양자 간에 갈등이 잦아들었다.
하지만 2011년 5월에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 하루 뒤 북아일랜드 제2의 도시 런던데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맥기네스 부장관이 이끄는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은 북아일랜드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