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석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

국가가 부자가 되려면 경제성장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SOC 확충에 있다. 세계 최고의 인천공항 서비스를 마음껏 누리고 KTX로 전국을 반나절에 다닐 수 있게 된 것도 SOC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간 SOC 투자가 꾸준하게 이루어졌던 것은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바탕으로 한 교통시설특별회계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에서는 내년부터 교통세를 폐지할 방침이어서 SOC 투자재원 확보에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

첫째, 기재부의 교통세 폐지논리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목적세가 예산운용의 경직성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마련된 교통세가 당초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면 일정수준의 '칸막이'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도 1000명당 도로연장이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1인당 소득대비 SOC 스톡이 일본의 80년대 후반 수준보다 낮기 때문이다. 5개 목적세 중 세입과 세출의 연계가 가장 뚜렷한 교통세를 폐지하고 교육세와 농특세처럼 조세체계가 복잡한 부가세(surtax)는 존치시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둘째, 교통세가 폐지될 경우 추가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SOC 예산부족으로 고속도로 건설이 7년여씩 지연되는 등 SOC 공사현장의 3분의 2에서 발생하는 공기 지연으로 연간 1조6366억원가량의 추가적인 공사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또한 SOC 투자축소는 지역민과 서민에게 더 큰 피해를 끼치기 쉽다. 도로포장률과 하천제방비율 등은 지방이 훨씬 낮고 현장 인력의 대부분이 단순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SOC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소득의 일정 부분을 미리 저축해야 하는 것처럼 중요하다. SOC 건설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소한 국가기간교통망 계획 연한인 2019년까지 교통세를 존치시켜야 한다. 미국이나 독일 같은 나라도 SOC 확충을 위한 특별회계를 1950년대 이후 계속 유지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다만 사전 타당성 평가 개선 등을 통해 도덕적 해이나 중복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