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길은 지속적인 SOC 투자로 펴지고 빨라졌다. 소는 경운기 같은 농기계로 대체됐다. 문제는 SOC 개선이 농촌 교통사고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양양의 경우 전국 교통사고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원도는 또 노인인구가 대폭 늘면서, 외로운 고령자들의 알코올 의존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곧 여름휴가철이 되고 동해안 바다를 찾으려는 차량들이 강원도를 질주하게 된다. 좋아진 길, 고령화와 심화되는 알코올 의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강원도의 교통생활 안전이 흔들리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김경남 부연구위원 등은 교통법규를 강제할 시스템과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늦은 발견, 더딘 구조
강원도는 땅이 넓고, 인구가 적고, 고령화가 타 지역보다 10년 먼저 진행됐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늦은 발견, 더딘 구조'의 특성을 보인다.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큰 것이다. 특히 차량 대 경운기 같은 교통사고의 사망률은 차량간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7배나 크다.
2010년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양양군 13.5명, 횡성군 10.7명, 인제군은 8.7명이다. 각각 전국 2위, 4위, 11위를 기록했다.
농촌, 산촌, 어촌, 탄촌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상대적으로 치명적이고 큰 사회적 부담을 유발한다. 교통사고 환자의 본인부담 비용은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30만 원이지만, 농림어업 종사자는 100만원대라고 한다. 도시화가 낮은 강원도에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사고 피해가 큰 이유는 강원도의 도로상황에도 기인한다. 농촌도로는 곡선형과 경사형이 많다. 보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지도 않고 도로 안전시설이 미비하다. 또 지역간 연결성을 강조하다 보니 길이 마을 중심부를 통과하고, 지선도로와 빈번히 연결된다.
여기에 농촌도로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뒤섞여 있다. 농업활동을 기본으로, 관광활동 및 생활을 위한 이동공간으로서 고속형차량, 저속형 농기계, 이륜형 차량 및 자전거 등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길이 좋아지고 관광객이 늘면서 외지 교통량이 증가하고 있고, 외지 차량은 과속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요즘 들어 최대 문제는 음주운전이다. 지방의 음주교통사고는 발생 건수의 63%, 사망자 수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법규준수 강제할 시스템 절실
결국 농촌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교통법규 준수를 강제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고취약구간을 대상으로 한 ▲보행자와 차량의 분리시설(노면표시, 연석, 가드레일 등) ▲중앙 분리시설(방책, 도로표지병, 화단처리 등) ▲교통안전시설(가로등, 보도펜스, 험프 등) 등을 개선해야 한다.
또 농촌 내부의 교통안전 취약요인을 해소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는 농촌의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사업이 포함된다. 교통 안전지수 향상을 위해 행정안전부와 WHO(세계보건기구)의 '안전도시사업'을 추진할 때 농촌의 교통안전 평가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정부도 농촌의 공모사업에 '농촌 안전부문'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상습 사고지역을 대상으로 생명보호지역(Life Safety Zone)을 지정해, 강제적으로 속도를 제한시키자는 것이다. 강원도의 경우 농촌개발사업인 새농어촌건설운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강원발전연구원은 이들 외에 SNS를 활용한 교통사고 줄이기 이벤트, 교통 안전 UCC 콘테스트, 우수 교통안전소품 디자인 경연대회 등 의식개혁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