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4시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유흥가. 취객들에게는 여전히 '오늘 밤'이지만, 환경미화원들에게 홍대의 아침은 조금 더 일찍 찾아온다. 소화해야 할 쓰레기가 그만큼 더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시간은 원래 오전 5시부터 8시까지이지만, 이곳 미화원들은 아무리 늦어도 4시까지는 나온다. 각종 유흥업소에서 무단 투기한 전단만 해도 하룻밤에 5000장이 넘는다. 취객들이 버린 술병, 담배꽁초에 토사물까지 합치면, 인근 지역에 비해 2∼3배가량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 미화원 김모(55)씨는 "토사물 냄새 때문에 민원이 심해서 더 일찍 청소하고 싶지만, 클럽이 아침 7시 넘도록 영업하기 때문에 아무리 치워도 그때 되면 도루묵"이라며 "여기 미화원들은 매일 새벽 2번씩 청소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화원 장모(55)씨는 "그래도 쓰레기는 치우면 되지만 행패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혀를 찼다. 취객들이 청소하러 오면 "여기 지금 꼭 쓸어야 해요?"라며 시비를 걸기 때문이다.

같은 날 새벽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를 담당하는 미화원들의 사정도 비슷했다. 서초구청 소속 미화원 이모(56)씨는 "오늘은 평일이라 약과지, 주말에는 아침 8시까지도 사람들이 가득해. 여기 클럽도 있고 술집도 많아서 그래. 젊은 사람들은 힘이 넘치나 봐"라고 말했다. 이씨가 30분 전 토사물을 치운 전봇대 옆엔 클럽에서 막 나온 여성이 다시 토를 하고 있다. 술 취한 대한민국의 흔적을 치워야 하는 미화원들의 아침은 매일같이 험난했다.

[[천자토론] 술에 너그러운 대한민국,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