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2시 울산박물관 1층 로비. 간이 의자로 꾸민 객석을 마주하고 즉석 무대가 차려졌다. 울산박물관과 울산시립예술단이 함께 마련한 현장 콘서트 무대다. 이날 울산시립교향악단은 우아한 선율로 현악 3중주 공연을 펼쳤고, 울산시립합창단은 귀에 익은 레퍼토리들로 아름다운 화음을 뽐냈다. 울산시립무용단은 전통 가야금 반주에다 서양악기인 퍼커션 리듬 연주를 접목한 이색 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무대는 울산박물관이 매월 셋째 주 토요일 개최하는 박물관 토요콘서트(Museum Saturday Concert)다. 울산박물관이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욕구를 수용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지난 2월 첫 무대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특히 이날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울산박물관 로고와 휘장 등의 상징색인 청록색으로 무대를 꾸몄고, 100여명의 관객이 박물관이 나눠준 청록색 바람개비를 흔들며 무대를 즐겼다.
지난 22일로 개관 1주년을 맞은 울산박물관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복합문화거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관 1년이 채 안된 지난달 31일 이미 관람객 30만명을 넘어설 만큼 울산의 새로운 문화명소가 됐다. 하루 평균 약 1000명, 주말과 휴일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로 평균 1600명이 이곳을 찾는다.
울산박물관의 이 같은 인기는 기획특별전의 잇단 성공과 다양한 맞춤식 교육·문화프로그램 덕분이다. 울산박물관은 작년 6월 개관과 함께 마련한 대영(大英)박물관 특별전, 울산달리 특별전,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 특별전 등이 잇따라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75년 만의 귀향, 1936년 울산 달리' 특별전은 관람객이 끊이지 않아 당초 2월 5일까지였던 전시기간을 4월 29일까지로 두 달 이상 연장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와 함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박물관 놀이교실과 1일 박물관 학교, 청소년을 위한 펀-펀(Fun-Fun) 뮤지움, 가족단위의 문화유산답사, 성인들을 위한 울산박물관아카데미(UMA) 등 다양한 맞춤식 교육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다. 30만번째 입장 관객인 박현순(62·울주군 상북면)씨는 "전시와 문화공연, 교육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생기있는 공간이란 점이 울산박물관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유물 기증 등 적극적인 참여도 박물관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박물관이 없는 도시'였던 울산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울산박물관 건립을 기원하며 자발적인 유물 기증 시민운동이 이어져 최근까지 170여명이 모두 2600여점의 유물을 기증했다. 소수의 유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가 없이 내놓은 것들이다.
울산박물관은 이 가운데 주제별로 4개 테마 총 780점의 유물을 가려뽑아 지난 19일부터 개관 1주년 기념 특별전시회를 마련했다. 이 전시는 오는 9월 2일까지 계속된다.
신형석 울산박물관 학예사는 "울산박물관 탄생의 밑거름이었던 시민들의 염원과 정성을 되새기는 뜻깊은 전시"라고 말했다. 나머지 기증 유물들도 차례로 다음번 기증유물 특별전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울산박물관은 국내는 물론 해외 박물관들과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발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작년 6월 개관과 함께 대영박물관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대영박물관 소장 유물을 가져와 특별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말 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과 교류협력을 맺고 이 박물관이 소장해 온 울산유물과 자료 78점을 비롯해 미야모토(宮本) 기념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1936년 촬영 흑백사진과 동영상 등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개가도 올렸다.
울산박물관은 최근 중국 심양고궁박물원과도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중국 명·청시대 회화' 특별전을 갖기로 했다. 심양고궁박물원은 청나라 초기 황궁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고, 명·청시대 회화를 비롯한 청나라 궁중유물 수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우림 울산박물관장은 "개관 이후 1년간 울산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전국 최고 수준의 내실있는 박물관으로 발돋움했다고 자부한다"며 "언제 찾더라도 새롭고 색다른 볼거리와 다양하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교육·문화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